치어리더 미 여대생엔 "신데렐라 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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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그라운드의 꽃, 치어리더」. 열광 속에 빠져드는 관중들의 흥분과 시선을 묶어두는 「치어리더」는 치열한 승부세계에서 없어서는 안될 청량제.
스포츠의 천국인 미국의 경우 「치어리더=출세의 지름길」이라는 등식이 성립돼 치어리더가 되기 위한 여대생들의 열기는 광기에 가까울 정도다.
미국프로미식축구팀 LA레이더스의 린다 솔벡(21과 다나카 기미코(22)는 최고의 치어리더로 수영복모델 및 각종 사진모델로 초빙돼 주가가 상승하고 있다.
지난13일 끝난 NBA(미국프로농구협회)챔피언 시리즈 시카고불스-LA레이커스 대결 때 AFKN의 중계로 치어 리더들을 볼 수 있었다. 이들 미모의 치어리더들이 팔등신의 늘씬한 몸매로 수만 관중과 수백만 시청자들이 보는 앞에서 율동으로 팬들을 매료시키고 매스컴을 타게되면 TV·영화·모델 등으로 화려하게 변신할 수 있기 때문에 지망생들의 대열은 끝이 없다.
치어리더가 되기 위해선 기본적으로 빼어난 미모와 늘씬한 몸매를 갖추고 있어야하고 대학의 경우 평균 B학점 이상자 에게만 응시자격이 주어져 「자부심」이 대단하며 사회생활에서 훌륭한 이력(?)이 되고있다.
수백대1에 가까운 치열한 선발과정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게되는 항목은 요염한 몸매 과시.
미식축구와 농구경기에선 치어리더가 없으면 관중이 모이지 않을 정도이고 이들은 온갖 묘기를 선보이며 응원단을 주도하고 있다.
대학팀의 치어리더들도 화끈한(?)몸매 과시와 함께 스탠드의 열기를 한 몸에 모으며 동문 및 지역 팬들을 리드한다.
치어리더들의 현란한 몸짓과 묘기로 인해 관중들은 경기의 극적인 장면을 놓치는 경우도 허다하다.
여학생들 사이에서는 치어리더가 인기있는 직종으로 분류되고 있으며 치어리더가 되기 위해 기계체조·육상·에어로빅 등으로 몸매 가꾸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광적이랄 수 있는 이 같은 열기는 자신의 부와 명예에 바로 연결되기 때문인데 일부 치어리더는 프로구단의 수백만 달러 연봉을 받는 선수들과 결합, 곧 바로 부의 대열에 편승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같은 화려함의 뒤안길에는 불상사가 생겨나기도 해 일부 학생은 자신의 몸매를 비관, 자살하는 등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으나 치어리더가 되기 위한 지망생은 날로 늘어나고 있다.
치어리더들은 화려한 율동과 함께 회전돌기 등 온갖 묘기를 경기 중 선보이는데 지난86년 노스다코타주립대의 제리스 톰프슨양(당시 21세)은 10m높이의 인간피라미드를 쌓은 후 회전돌기로 뛰어내리다 머리가 경기장바닥에 부닥쳐 두개골 파열로 사망했다.
이외에도 묘기도중 목뼈가 부러져 평생 하반신 불구로 지내는 경우 등 불상사가 발생, 규제론이 등장하고 있으나 흥미반감을 우려한 다수의 의견에 밀려 제도화되지 못하고있다.
미국내 페미니스트들과 여권단체들은 남성의 「눈요깃감」으로부터 벗어나자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으나 지망생들에겐 「쇠귀에 경 읽기」.
구단주와 각 학교는 이 같은 학생들의 열기에 편승, 일체 비용을 내지 않거나 일부만 보조하는 얌체행위를 일삼고 있으며 치어리더들은 대부분 자비로 의상을 구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프로미식축구 구단인 댈라스카우보이팀의 치어리더들은 일당15달러(약1만1천원)를 받고 있는데 지난89년 구단주제리스 존슨이 더욱 많은 노출을 요구하자 고참 치어리더14명이 격분, 사퇴하기도 했다.
이같이 월급이 적자 일부 치어리더들은 자신의 늘씬한 몸매를 무기(?)로 누드모델과 포르노배우를 겸업하기도 한다.
치어리더의 등장은 1902년 LA근교의 패사디나 지방에서 벌어진 장미축제에서 유래하고 있다.
장미축제에 함께 벌어진 미식축구 경기에 여자 응원단이 출연, 「축제의 여왕」으로 등장했으며 이 경기가 현재 미국내 가장 인기 높은 로즈보울 대학미식축구 경기다.
당시 치어리더의 복장은 땅 끝에 치마가 끌리는 등 노출을 가급적 삼갔었다.
한국에서는 지난83년 3월 대학농구연맹전에서 치어리더가 첫선을 보였으나 당시 출연했던 청주사대 무용과 학생 6명은 3일만에 대학당국으로부터 「품위를 해친다」는 이유로 출연을 금지 당했다.
그러나 지난86년부터 응원전문용역업체가 생겨나기 시작, 88올림픽을 거쳐 현재 10여개 업체가 5백여명의 치어리더를 보유하고 있으며 대부분 에어로빅 강사나 무용수 출신. 국내의 치어리더들은 보통 6대1의 관문을 통과한 뒤 하루6시간의 율동훈련을 받고 있으며 월급은 60만원선. 프로야구의 경우 보통 응원대행사와 연간 4천만원의 응원계약을 하고있다. <장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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