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손' 장영자 사위 김주승, 결혼 17년 만에 이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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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중앙삶의 우여곡절을 거쳐 온 ‘오뚝이 배우’ 김주승이 다시 시련에 빠졌다. 어렵게 내렸을 이번 결정은 김주승의 건강 이상설과 맞물리며 걱정을 자아내고 있다.

“1월 중순 이혼 조정, 외동딸 양육권은 부인이 갖기로,
건강 이상설 속 김주승은 현재 요양 중”

지난해 말부터 연예가에 건강 악화설과 별거, 이혼설 등 불편한 소문이 확산됐던 중견 탤런트 김주승이 끝내 이혼 절차를 밟았다. 지난해 12월 말 이혼 소송을 제기했고, 현재(1월 20일) 조정에 들어간 상태다.
양측 변호사에 따르면, 이혼과 관련해 양자 간의 복잡하고 미묘한 ‘얽힘’은 없다고 했다. 다만 양육비 문제를 두고 조율 중이며, 외동딸(10)은 부인 김신아씨가 키우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원조 ‘꽃미남 배우’ 김주승과 ‘큰손’ 장영자씨 맏딸과의 17년 결혼 생활은 안타까운 마침표를 찍게 됐다.

정체불명의 소문 속 지난해 12월 말 이혼 소송… 연예계에 김주승을 둘러싼 수상한 소문들이 꼬리를 물며 흘러나온 건 지난해 연말 즈음부터. 이혼 소송 중인 지금에서 돌이켜보면, 그 소문들이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 리 없다”는 말을 연상시켜 씁쓸함을 남긴다.
사실 김주승 부부와 관련된 불편한 소문들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지난 2005년 악극 ‘카추샤의 노래’를 통해 4년 만에 연기 활동을 재개했을 때도 비슷한 소문이 있었다. 그러나 당시 김주승은 인터뷰를 통해 사실무근임을 밝히면서 잠잠해졌다.
최근 김주승을 둘러싼 말들이 이전과 다른 게 있다면, 이혼설과 더불어 잠적설과 건강 악화설이 맞물리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는 점이다. 개인과 관련한 복합적인 소문들이었고, 그의 안부가 심히 걱정스러울 정도였다. 특히 김주승은 지난 97년 신장암으로 투병한 전례가 있기에 중병설은 부담스러운 뉴스가 아닐 수 없다.
소문을 정리해보면 이렇다. 건강에 이상이 생긴 김주승이 가족들에게 짐이 되기 싫어 집을 나왔고(잠적설), 그에 따라 부인과는 별거에 들어간 상태라는 것. 집을 나온 김주승은 여의도 소재 친한 동료 탤런트의 집을 숙소 삼아 머물렀다고 한다.
당시 김주승과 관련된 정체불명의 소문들을 기사화한 한 주간지는 부인 김신아씨와 인터뷰를 전한 바 있다. 김씨는 “밝히기 힘든 사적인 이유로 남편이 집을 나간 뒤 소식이 끊겼다. 요즘 여러 가지로 머리가 복잡해 혼자 지내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고 말한 바 있다. 사정상의 별거 중임을 인정한 것.
그러나 남편 김주승의 ‘이상 행보’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면서 궁금증을 커지게 만들었다. 시점으로 따져보면, 이혼은 여러 불편한 얘기들이 회자되고 채 한 달이 지나지 않아 진행된 셈이다.
그렇다면 김주승은 어떤 마음으로 그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일까. 실제로 건강에 큰 무리가 왔고, 그 부담 탓에 힘든 선택을 한 것일까. 김주승의 이혼 소식은 그의 건강 문제와 맞물리면서 관심의 폭이 커지고 있다.

만남에서 이혼까지, 곡절 많은 17년 사연…

지난 90년, 김주승은 김신아씨와 결혼했다. 당시 김씨는 미국 유학 중인 학생이었고, 김주승은 조각 같은 외모로 ‘멜로의 왕자’란 타이틀을 얻고 있었다. 한국 멜로의 대표 스타와 큰손 장영자씨 맏딸의 결혼 소식은 커다란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알려진 것처럼, 김주승의 지난 삶은 녹록한 게 아니었다. 여러 풍파를 거쳤다. 그가 가장 힘들었던 시기는 결혼 4년차에 접어들 무렵이었다. 연기 외에 제작 사업과 볼링 사업에 손댔던 그는 그 ‘외도’ 탓에 큰 시련을 겪었다. 거액의 부도를 내고 사기 혐의로 수배되면서 미국에서 2년 6개월 동안 도피 생활을 한 것.
김주승이 고비를 넘기는 데는 종교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의 마음고생을 드러내는 김주승의 신앙 간증 한 대목을 보자. 그는 “연기자로서 자존심은 여지없이 무너졌고 하루에도 몇 번씩 자살을 생각했다”면서 “가장 큰 고통은 서울에서 남편 뒤치다꺼리를 하고 있을 아내 생각이었다”고 고백하고 있다.
‘장영자의 사위’라는 타이틀은 격랑의 한 부분을 차지했다. 94년에 벌어진 ‘장영자씨 어음 부도 사건’과 2004년 ‘장영자씨 아들 뺑소니 미스터리’ 등 사위 김주승의 이름은 불편한 사건들에 빠지지 않고 나왔다.
흔히 김주승의 연기 인생을 두고 오뚝이 같다고 말한다. 그건 연기에 매진할 수 없었던 여러 우여곡절 탓이기도 했다. 지난 97년엔 암 투병을 하며 또 한 번의 위기를 맞았지만, 이 역시 극복하고 연기 활동을 재개한 바 있다.
지난 2003년, 한국방송연기자협회 회장에 취임한 그는 “직위를 이용해 캐스팅을 따낸다는 오해를 피하고 싶다”며 방송 활동을 전면 중단했다. 2년 뒤 컴백한 그는 달라진 모습이었다. 디지털돔이란 제작사를 설립하며 연기자 겸 제작자로 돌아온 것이다.
제작자 변신 이유에 대해서는 “뜬금없이 웬 제작이냐고 묻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장에서 배운 경험을 살려 좋은 드라마를 만들어 보고 싶다는 욕심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지난 2005년 드라마 ‘그녀가 돌아왔다’는 김주승이 제작자 겸 연기자로 뛰어든 작품이다. 시청률은 기대보다 높지 않았지만, “이제는 오래된 장맛 같은 연기를 보여주고 싶다”던 그의 연기는 편안해졌다는 인정을 받았다. 그렇다고 연기에만 집중했던 것은 아니다. 탈모 방지제 사업 등에 진출하며 활발한 의욕을 드러냈다.
김주승은 누차 “제2 전성기에 대한 욕심은 없다”고 말했지만, 마흔 중반의 나이로 돌아온 그는 연기자 이상으로 다양한 행보를 보여 왔다. 그러다 다시 1년 넘게 방송에서 그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러면서 수상한 소문들이 흘러나왔고, 결국 이혼 절차를 밟으면서 힘든 시기를 보내게 됐다.

휴대폰은 착신 금지 상태, 성격 차이로 이혼?…

김주승의 이혼 배경과 더불어 건강 문제는 더욱 궁금한 대목이다. 그러나 그와의 전화 연결은 쉽지가 않았다. 휴대폰의 수신 상황만이 김주승의 변화를 말없이 보여주고 있었다.
지난해 연말 여러 소문이 터졌을 때만 해도 휴대폰은 꺼져 있었다. 그러다 이혼 소송이 진행 중인 올해 초까지는 수신 상태로 바뀌었으나, 수차례 전화를 시도했음에도 전화 연결은 되지 않았다. 현재는 착신 금지 상태다. 소문 확인을 위해 지난해 말 들렀던 부인의 집 역시 항간의 소문에 대한 답변을 듣고 싶다는 메시지를 남겼으나, 답은 없었다.
이혼 조정을 며칠 앞둔 1월 중순, 기자는 이혼 조정을 대리하고 있는 양측의 변호사를 만났다. 김주승 측 변호사는 “(김주승씨가) 구체적인 이혼 사유는 언급하지 않았다. 통상적인 것처럼, 성격 차이로 이혼한다”는 대리 위임장을 받았다고 전했다. 현재 딸의 양육비 문제로 조정 중이지만, 액수 면에서 양측에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항간에 떠돈 것처럼 김주승이 건강이 악화됐고, 가족들에게 부담을 지우기 싫어 집을 나선 것일까. 또 이혼 결정이 그 연장선상일까. 이에 대해 변호사는 “정확히 건강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는 모르겠다”면서도 “다만 요즘 심경이 복잡하고 몸이 안 좋아 당분간 요양할 계획”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부인 측 변호사는 이혼과 관련해 말을 아꼈다. “부인이 사생활과 관련된 얘기가 나오는 것을 원치 않는다. 여러 루머들이 돌면서, 심적으로 힘든 상황이다”는 말만 전했다. 현재 김씨는 서울 강남에서 레스토랑을 운영하며 외동딸과 지내고 있다.
이혼 결정은 여러모로 당사자들에게 힘든 부분이다. 무엇보다, 건강 악화설이 돌고 있는 김주승의 안부가 걱정된다. 김주승 측 변호사 말처럼, “건강 악화가 아닌, 복잡한 심경으로 인한 요양이 필요한 시점”이기를 바랄 뿐이다. 팬들은 그의 우여곡절 많았던 과거사만큼, 연륜이 배인 연기자 김주승을 다시 보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김주승은 누차 “제2 전성기에 대한 욕심은 없다”고 말했지만, 마흔 중반의 나이로 돌아온 그는 연기자 이상으로 다양한 행보를 보여 왔다. 그러다 다시 1년 넘게 방송에서 그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취재=강승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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