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성당 경찰투입 “초읽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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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내일 시한… 더 보호 곤란/성당측/추기경에 잔류 요청희망/대책위현주억 대표는 도피하다 잡혀
명동성당측이 범국민대책회의에 통보한 명동성당 자진철수 시한을 하루 앞둔 14일 성당과 대책회의·경찰측은 공권력 투입을 둘러싸고 마지막 절충을 시도하는등 긴장이 감돌고 있다.
또 이날 오전 4시16분 명동성당에서는 사전구속영장이 발부됐던 대책회의 상임대표 현주억씨(36·전노협 위원장 직무대리)가 경찰의 감시망을 피해 성당밖으로 도피하려다 검거됐다.
현씨는 성당과 인접한 계성국교쪽 담을 넘어 1m쯤 떨어진 빌딩 2층 창문을 통해 내려가다 잠복중이던 경찰에 붙잡혔다.
현씨는 한상렬 대책회의공동상임대표·이수호 집행위원장등 2명과 함께 13일 오전부터 성당에서 무기한 단식농성을 시작한다고 발표했었다.
현씨는 경찰에서 『김귀정양 장례이후 대책회의측이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간데다 성당 외곽경비마저 강화돼 신변에 불안을 느껴 먼저 몸을 피한뒤 전노협임금투쟁을 마무리지으려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성당주변의 검문·검색을 한층 강화하는 한편 15일이후의 공권력투입에 대비,현장파악등 준비작업에 착수했다.
한편 15일이후에도 성당에 잔류하기로 방침을 세우고 한상렬 상임대표·이수호 집행위원장등이 이틀째 단식농성을 계속하고 있는 대책회의측은 이날 강기훈씨문제와 관련,김수환 추기경과의 면담을 천주교 서울대교구청에 공식요청했다.
전민련과 강씨는 김추기경과의 면담이 성사될 경우 『자진출두할 의사가 있는만큼 본인의 결심이 설때까지 신변을 보호해달라』고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성당·천주교 정의평화위원회는 『추기경이 사전구속영장이 발부된 강씨를 만날 경우 정치적 부담이 잇따르게 된다』며 반대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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