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지성] '고대 인도/앙코르/고대중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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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판형에 1천여장의 컬러 화보, 높은 가격(각권 9만5천원) 등으로 눈길을 끌었던 '고대 문명 시리즈'의 제3.4.5권이 한꺼번에 출간됐다. '고대 인도' '앙코르' '고대 중국'이란 제목에서 보듯 이번에 나온 세권은 모두 아시아권의 고대 문명들을 다루고 있다. 제1권은 고대 그리스, 제2권은 고대 로마 문명편이었다. 원본은 이탈리아의 화이트스타 출판사에서 2000년에 출간됐다.

이 시리즈의 가장 큰 특징은 읽는 책이 아니라 보는 책, 휴대용이라기보다는 장식용임을 공공연히 표방하면서 기존의 책에 대한 상식을 뒤집고 있다는 점이다. '커피테이블북(Coffee Table Book)'이란 개념을 내세우며 "응접실 탁자나 거실 소파에 놓고 짬짬이 들여다보는 책"이라는 말까지 하고 있다. 사진과 일러스트레이션을 화려하게 배치해 눈을 즐겁게 하는 목적을 지닌 책이라는 것이다.

책은 전체적으로 화보 형식으로 구성됐다. 제5권 고대 중국편을 예로 들면, 진시황 무덤 속 병사들 모형이나 쓰촨(四川)성에 있는 세계 최대의 불상(佛像.높이 70m) 등의 사진을 대형 판형 두개 면에 완전히 펼쳐놓음으로써 현장에서 직접 보는 듯한 실물감을 크게 높였다.

제3권 고대 인도편은 문명의 기원부터 13세기까지 인도의 역사를 다룬다. 힌두교와 불교의 발상지며, '0'이란 수학 개념을 처음 고안해 낸 인도의 삶과 문화가 그려진다. 저자 마릴리아 알바네스는 산스크리트어와 인도학을 전공했고, 현재 이탈리아의 아프리카.동양연구소장이기도 하다.

크메르 문명을 다루는 제4권 앙코르편은 웅장하면서도 신비로운 느낌을 주는 앙코르 사원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라오스와 태국의 일부 지역, 그리고 오늘날의 캄보디아에 널리 흩어져 있는 크메르 문명은 인도의 영향을 받았으면서도 나름의 독특한 문화를 일궈왔다. 앙코르 사원에 새겨진 비문은 당시 군주를 중심으로 한 종교.정치적 삶을 생생히 밝혀주는 자료로 평가받는다.

제5권 고대 중국편은 신석기 시대(BC 8500~1700)부터 진시황의 진나라를 거쳐 당나라까지를 살펴본다. 저자 마우리지오 스카르파리는 베니스 카 포스카리 대학의 동아시아분과에서 중국학 연구 책임을 맡고 있다.

이 시리즈의 후속작인 이집트.이스라엘.마야.잉카 등의 고대 문명에 대한 책은 내년에 출간될 예정이다.

배영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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