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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바람 안부는 표밭/정치불신·공천잡음 후유증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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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지방 「미풍」살려 수도권 북상에 고심/야/인물대결로 유도 「조용한 선거」작전/여
선거전이 중반을 넘어가면서 야당은 전통적인 「바람몰이」에 나섰고,여당은 「바람잡기」작전으로 이에 맞서고 있다.
그러나 공명선거에대한 기대와 선관위의 정당규제 등이 있는데다 유권자들의 냉담한 반응,정원식 총리서리사건이 더욱 바람기를 없애 야당은 답답해 하고 있다.
○충남서 성공 자평/호남 돌풍 승부수
○…신민당은 막판 서울에서 「대풍」을 일으키기 위해 인천·충남등 수도권 지역에서 녹색 바람을 일으키려고 안간힘.
5일부터 인천을 비롯한 경기지역과 제주·충청지방에 대해 김대중총재가 직접 지원유세를 펼치며 바람몰이에 나선 신민당은 특히 충남지역에서 신민당 바람이 일고 있다고 주장.
JP(김종필 민자당최고위원)의 아성인 충남에서 김총재는 지역발전낙후·항공대학이전·태안반도 핵폐기장 설치파동등 악재와 여당으로 돌아서버린 JP의 변절을 매도하면서 신민당에 대한 지지를 일으키려고 기를 썼는데 어느정도 성과가 보인다는 것.
전반적으로 냉랭한 충북지역은 단 한차례(제주)지원유세로 때우고 충남은 김총재가 이틀동안 예산·홍성·금산·천안·온양·서산·당진·공주등 거의 전지역을 돌며 바람을 일으키려고 분주.
13대총선때 야당불모지였던 인천·경기의 경우 이번엔 어떻게든 신민당을 많이 진출시키겠다는 작전. 전통적으로 호남세가 강세인 성남·부천 등을 중심으로 광명·안산·과천·구리 등으로 지지를 확산시켜나간다는 것.
이밖에 김총재가 직접 바람몰이에 나선 양주·동두천·의정부 등에서도 신민당후보들의 선전을 기대.
중앙선관위의 엄격한 법적용으로 옥내당원단합대회가 한정적인 바람몰이 구실밖에 할 수 없는데다 국민들의 정치권에 대한 불신감과 공천후유증이 악재구실을 해 13대총선때의 황색바람에 버금가는 녹색바람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때문에 신민당은 우선 수도권 주변과 충남쪽에 일고있는 미풍을 야당강풍으로 강화하는 작전을 구상중.
김총재는 열광적인 지지기반인 호남에 이번 13,14일 들러 전북일부등 민자당과 무소속후보의 진출가능성을 없애면서 호남권역을 녹색돌풍으로 휘몰아 서울로 북상할 계획이다.
○서울 중산층 겨냥/인력·자금에 고전
○…민주당은 이부영 부총재·이철총장(서울),김정길 의원(부산),김현규 부총재(대구),김광일9경북),노무현(경남),허석(충청)의원등이 지역책임자로 나섰으나 「할 일은 많고 가진 것 없어」바람일으키기에 역부족이라는 평.
그러나 이기택 총재는 지난 9일부터 경북 일부→경남→충북→경기지역의 2박3일간 유세에 이어 12일 부산 「근거지」로 파고든뒤 충남을 거쳐 선거 2∼3일전에는 서울로 올라오면서 「민주당 바람」을 북상시키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민주당은 특히 서울의 중산층에 큰 기대를 걸고 학생운동권출신을 대거 공천,민자·신민양당구조에 식상한 계층을 상대로한 「민주당바람 일으키기」전략이나 운동권의 장기투쟁이 역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우려.
이총재는 청주·충주·진천등의 중부권 농촌지역에서 ▲반민자당 여론이 광범하게 퍼져있고 ▲신민당의 침투가 여의치 않은데다 ▲비호남권유일야당의 「새정치와 개혁」바람몰이가 큰 성과를 얻었다고 자평.
민주당측의 이같은 희망은 정부의 농정에 불만이 큰 농촌지역에서 외견상 충족되는 듯이 보이지만 이를 담아낼 조직이 워낙 취약해 「겉바람」에 그칠 공산이 큰것도 사실.
특히 서울·부산등 대도시에서 2·12,4·26같은 전통적인 「야성바람」의 기미가 보이지 않자 아예 체계적인 대도시 순회계획은 세우지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3당야합」이나 「공안통치」같은 정치공세외에 도시민들의 선거쟁점으로 부각시킬만한 새 이슈찾기에 부심하고 있으나 인력과 돈·시간이 여의치 않아 고민중.
○신민 뒤집기 경계/무소속 득세 우려
○…야당이 일으키려는 바람의 형태와 규모를 연일 점검하고 있는 민자당은 야당의 바람몰이 전략이 아직까지 수준미달이라고 중간진단.
후보와 운동원주변에서만 바람이 일뿐 유권자들의 「체감바람」은 거의없어 「바람부재」의 선거양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일단 안도하고 있다.
특히 바람의 전통적 중심권인 서울의 경우 미풍에도 못미치는 평온상태라고 측정하고 이런 분위기를 유지하는데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물론 바람부재가 민자당쪽에 곧바로 이득을 가져다주는 것은 아니지만 조용한 선거를 통한 인물대결 유도전략을 밀어붙일 수 있다는 점에서 유리하다는 것.
민자당은 야당의 바람몰이 성과가 저조한 것을 정치쟁점·공세에 대한 유권자들의 외면현상으로 파악.
김대중 신민총재의 각종지원연설,유세장에서 야당후보들이 쏟아내는 공안통치논쟁,내각제문제등 정치쟁점이 유권자들의 호응을 끌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야당이 선제 공세거리로 내놓은 내각제문제가 노대통령의 내각제포기선언으로 피부에 닿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며 무엇보다 정원식 총리서리폭행사건이 야당이 호시탐탐 노린 공안통치바람에 맞바람으로 작용해 야당의 전략을 빗나가게 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4·26총선(88년)과 그후의 보궐선거,재선거에서 유세장의 분위기장악에 영향을 미쳤던 운동권출신 대학생자원봉사자들의 기세가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고있다.
특히 강경대군 사건이후 범국민대책회의의 사례를 다보로 한 장기투쟁이 오히려 재야권에 대해 염증을 불러일으켰고,이것이 야당의 정치공세도 주춤하게 만들었다는 것.
이에 따라 민자당은 소극전법을 토대로 인물대결을 부추기고 있다. 다만 인물 대결이될 경우 정당불신풍조를 타고 시민연대회의 후보등 무소속후보가 강세를 보일까 우려.
그러나 가장 신경을 쓰는 대목이 김대중 총재의 막판 뒤집기 전략. 「제2의 이문옥 출현」등 기발한 폭로전략으로 새로운 바람전략을 「기획」할 것으로 보고 경계하고 있다.
이기택 총재의 민주당 부산 바람공세는 김영삼 대표의 주말현지 지원으로 누를 수 있다는 계산.<정순균·박보균·전영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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