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청주공장 먼저 증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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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반도체가 반도체 추가 생산라인을 정부 규제에 막혀 있는 경기 이천 대신 충북 청주에 먼저 증설키로 했다.

19일 경기도에 따르면 하이닉스는 15일 첫째 라인은 청주에, 둘째 라인은 이천에 각각 증설하는 내용의 수정 계획서를 산업자원부에 제출했다. 셋째 라인은 예정대로 이천에 증설하되 구체적 계획은 추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닉스는 당초 투자 효율성을 중시해 이천에 공장을 증설하려고 했으나 정부의 수도권 규제에 막혀 청주에 공장을 먼저 증설키로 한 것이다.

하이닉스는 당초 이천 공장에만 13조5000억원을 들여 12인치(300㎜) 반도체 웨이퍼 가공공장 3개를 2010년까지 순차적으로 건설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정부가 이천 공장 증설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자 하이닉스는 지난해 말 이천과 청주에 분산투자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결국 이번 수정 계획에선 하이닉스가 한 걸음 더 물러나 이천 공장 증설은 1년 뒤로 미루고 청주 공장을 먼저 가동하기로 수정한 것이다. 청주에 공장을 증설할 경우 공장 인근 삼익 부지가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에 따라 경기도는 이날 도내 국회의원 긴급 정책회의를 열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이날 회의에서 "하이닉스가 청주 공장 증설로 바꿀 경우 추가 비용 7300억원이 든다"며 "청주로 갈 때는 핵심 기술자를 잃어버릴 수 있는 만큼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대통령께 잘 말씀드려 주길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정부는 16일과 18일 두 차례에 걸쳐 산업자원부 주재로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하이닉스의 수정계획서에 대해 협의를 벌였다. 정부는 23일 청와대 보고와 24일 고위 당정협의를 거쳐 25일 이후 최종 입장을 발표할 방침이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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