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도 모르게 나오는 방귀, 변실금 아시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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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변이 너무 무르거나 물 변이면 누구라도 조절하는 것이 어려워진다. 하지만 대변이나 방귀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수시로 나온다면 변실금을 의심해 봐야 한다.

생활의 불편함은 말할 것도 없고 그 창피함으로 인해 사회생활에 지장을 주는 등 마음고생이 심해질 수 있기 때문에 조속한 치료가 이뤄져야 한다는 게 전문의들의 의견.

변실금은 가스, 묽은 변, 고형 변의 조절에 문제가 있는 증상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정확하게 통계된 수치는 없지만 전체 인구의 5%이상, 남성보다 여성이 더 유병률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고령자나 항문기능이 떨어지는 사람에서 잘 나타난다.

◇직장 감각이상, 괄약근 못 움직여 ‘찔끔’

강동서울대장항문외과 주재식 원장은 “변실금은 변이 나오는 것을 느끼지 못하는 감각이상(예, 직장탈)과 관련돼 생기기도 하고, 변이 나오는 것을 알고는 있으나 참아내지 못하는 운동성 장애(예, 괄약근 손상)로 생기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주 원장에 따르면 항문에는 이를 둘러싸고 있는 내외 괄약근이 있는데 이들은 항문을 이완, 수축시키며 최종적으로 대변의 누출을 막아주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여성의 경우 아이를 분만할 때나 사고로 인해 괄약근에 이상이 생기면 이완, 수축의 기능이 약화되거나 전혀 상실되기도 한다.

또, 배변 시 과도한 힘을 주거나 직장이 항문이나 항문 밖으로 빠지는 직장 탈출증이 있을 때도 괄약근이 늘어나 손상을 받게 되면 그 기능이 떨어져 변실금이 생길 수 있다.

주 원장은 “만성 변비와 심한디스크, 당뇨 증으로 신경염이 온 경우, 잦은 설사에 시달리거나 이를 막으려고 설사 약을 남용할 때에도 괄약근이 무력해져 변실금이 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솔병원 대장항문외과 정춘식 과장은 “정상적으로는 대변과 가스가 직장으로 유입되면 직장은 이들을 저장해 화장실에 갈 시간을 벌어 줘야 하는데 직장에서 이 감각을 못 느끼는 경우 변실금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실례를 하지 않으려면 직장 내에 대변과 가스가 있다는 것을 감각기관이 느껴야 하는데 뇌출혈이나 뇌경색, 중풍 등으로 인해 직장에서 정상적으로 감각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들 변실금 환자는 쭈그려 앉거나 물건을 들고 일어날 때 자주 대변이 옷에 묻고, 나오는 방귀를 참기 어려우며 대변조절도 잘 안돼 고생이 무척 심하다.

정 과장은 “가벼운 경우 방귀만 참기 어렵지만 정도가 심해지면 설사가 나오고, 이 또한 참기 힘들어진다. 더 악화되면 보통의 대변 조절도 쉽게 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자신도 모르게 ‘찔끔’, 힘주는 버릇해야

변실금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선 배변시간과 배변횟수를 규칙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로써 항문 건강을 지키고 식이섬유가 풍부한 음식을 많이 섭취해 항문 근육을 손상시키는 변비와 설사를 예방하는 것도 좋은 방법.

항문에 힘을 주는 연습과 배변을 10~20회 참는 연습도 해주면 항문 괄약근을 강화시킬 수 있다.

주 원장은 “변실금 환자에게는 자세한 증상을 물어봐야 하는데 실금의 정도와 횟수, 묽은 변에만 그러는지, 혹은 고형변에도 실금이 있는지, 배변 시 변의 굳기와 배변횟수, 요실금이나 자궁탈이 동반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전했다.

보통 변실금 환자는 설사를 동반하므로 음식조절과 약물치료를 실시해 굳은 변을 보도록 하고, 다음은 괄약근을 운동해 남아있는 괄약근의 힘을 강화시키는 방법이 있다.

이와 관련, 주 원장은 “괄약근의 손상이 있는 경우 수술로 교정하고, 괄약근이 수술 할 정도가 되지 않거나 신경손상이 있으면 괄약근 교정술로 안 되며 주위의 근육을 이용한 성형수술이나 인공 괄약근 성형술 등이 있다”고 조언했다.【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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