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3000P 또 돌파/서울은 연중 최저/따로노는 세계증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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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세계각국 증시가 모두 오름세쪽으로 동조화현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서울증시만 따로 놀고 있다. 국내 주식시장이 갈수록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다. 한국만이 왜 이런가 하고 투자자들이 가슴을 태우고 있다.
◎「돈가뭄」이 주가발목 잡아
▷서울증시◁
31일에는 종합주가지수·거래량·고객예탁금이 모두 올들어 최저치로 전락했다.
그중에서도 주식매입대기자금인 고객예탁금은 9천5백28억원으로 87년 10월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이같은 허약한 매수세가 최근 침체장세의 근본요인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88∼89년중 쏟아부었던 주식물량(국민주 및 신규공개·증자분)이 주가의 발목을 잡았지만 올해는 역시 공급과잉보다는 수요부족이 문제다.
뚜렷한 물가상승세로 인해 통화정책이 긴축기조를 유지하고 그에따라 증시주변의 돈이 고갈되고 있는 것이 상승세반전의 걸림돌이다.
시황이 나쁠 때는 호재도 제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이 증시의 속성인데 올해 증시는 이같은 현상이 특히 잘나타나고 있다.
투자심리가 위축될 때는 증시안정기금·투신·증권·보험등 기관투자가들이 장세부양에 나서야 하는데 이들 역시 자금난에 허덕이면서 오히려 보유주식을 처분하기에 바쁜 형편이다.
관계전문가들은 그러나 현재의 상황을 위기라고 진단하기보다는 상승을 위한 에너지축적시기로 분석하면서 경기회복세의 가시화,구체적인 자본시장개방 일정발표,신설증권사의 영업개시 등의 재료가 어우러지는 하반기부터는 침체의 터널을 벗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기회복에 기대감 “호재”
▷해외증시◁
뉴욕 주식시장은 30일 다우존스 지수가 다시 3천을 뛰어넘었으며 31일엔 3천27을 기록했다. 지난 4월17일 사상처음으로 3천을 돌파한지 한달보름만에 기록경신에 성공한 것이다.
이로써 연초 2천6백10이던 다우존스지수는 5월말현재 15.96%의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견조한 오름세는 역시 미국경제에 대한 신뢰회복에 뿌리를 두고 있다. 걸프전쟁의 화려한 승리이후 되살아나는 경기동향과 채권시장의 강세,금리인하조치(작년하반기이후 세차례)등이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뉴욕증시의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는 런던주식시장도 강세를 이어 오고 있다. 지방의회선거에서의 보수당 패배,지난달 기대에 못미친 소폭의 금리인하등 투자자를 실망시키는 일부 재료에도 불구하고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선진국증시의 동조화추세에 힘입어 올들어 다섯달동안 18.2%가 올랐다.
동경증시는 장세에 별다른 특징을 갖기 못하고 있으나 닛케이지수가 7.1% 올랐으며 독일·호주·홍콩·싱가포르·대만·멕시코등 대부분의 해외증시도 큰폭으로 오름세를 나타내면서 국내 투자자들을 더욱 우울하게 만들고 있다.<심상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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