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 앞둔 「베를린리포트」세계무대 관심집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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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후반작업까지 모두 끝내고 개보을 앞두고 있는 박광수 감독의 『베를린 리포트』에 대해 각국에서 많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우선 오는 8월 열리는 동경영화제에서 이 영화를 초청해 왔고 9월중 열리는 캐나다 밴쿠버 영화제 집행위원회에서는 선정위원 토니 레인스가 이달 초 내한, 근작 한국영화 12편을 보고난 뒤 『베를린 리포트』를 경쟁부문에 초청했다.
밴쿠버 영화제는 이와 함께 박 감독의 『그들도 우리처럼』도 초총했는데 한 감독의 두 작품이 동시에 출품된 것은 이례적 것으로 알려졌다.
또 청년감독들의 경연장인 로카르노영화제, 산 세바스찬영화제 등에서도 『베를린 리포트』를 곧 초청키로 했다.
이처럼 각 영화제가 『베를린 리포트』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박 감독이 일천한 연출경력에도 불구하고 작품성을 갖춘 영화를 연출, 각 영화계에서 수상하는 등 두각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박 감독은 데뷔작 『칠수와 만수』로 89년 로카르노영화제에서 청년비평가상을 받으며 특히 유럽쪽에서 지명도를 획득했었다.
박 감독은 또 두 번째 작품인 『그들도 우리처럼』으로 지난해 발트영화제에서 심혜진양에게 여우주연상을 안겨줬다.
국내 각종 상을 휩쓴 『그들도 우리처럼』은 6월27일 뉴욕에서 개최되는 「아시아·아메리카국제영화제」에 초청돼있다.
이 영화제는 규모는 작지만 각국에서 전도유망한 감독들을 초청, 작품을 감상하는 학술적 성격이 짙은 행사다.
『그들도 우리처럼』은 현재 로카르노(8월), 몬트리올(9월), 인도(11월), 스위스 프리부르(92년)영화제 등에 잇따라 초청돼있다.
박 감독은 또 영국BBC-TV로부터 연출의뢰를 받고있는데 『Red&Blue』(가제)라는 한국의 분단상황을 배경으로 한 인권문제를 다룰 예정으로 영국측과 예산문제 등을 협의중이 다.
『베를린 리포트』는 알려진 대로 프랑스로 입양된 남매가 각기 다른 환경에서 성장하면서 겪는 갈등과 화해(오빠바는 사회주의자가 되고 동생은 양부에게 폭행 당해 실어증에 걸리는데 이를 박 감독은 우회적으로 남북의 분단상황을 표현했다한다)를 담은 영화다. 1억원의 출연료를 받은 강수연양은 극중 대사가 『오빠』라는 단 한마디. 대사로만 보면 음절당 5천만원을 받은 셈이다. <이헌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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