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 글로브 레드 카펫 패션 분석해 보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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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LA에서 열린 제64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장 레드 카펫 위의 스타들. 패션 아이콘인 여배우 시에나 밀러는 웨딩 드레스를 닮은 흰색 드레스를 입었고, 르네 젤위거는 에메랄드빛 실크 드레스로 멋을 냈다.‘로스트’의 김윤진은 검정 벨트로 포인트를 준 흰색 드레스를 선택했다(사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AP·AFP=연합뉴스]

순결한 흰색의 그리스 여신 스타일-.

15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LA 베벌리힐스 힐튼호텔에서 열린 제64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장을 장식한 할리우드 여배우들의 드레스 코드를 분석한 결과다.

골든 글로브는 아카데미 시상식에 앞서 열리는 대표적인 연예계 행사로 한 해 패션계 경향을 점쳐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ABC 방송의 드라마 '로스트(Lost)'에 출연한 김윤진을 비롯해 레드 카펫에 오른 여배우들의 드레스 경향을 삼성패션연구소 패션연구팀 김정희 연구원과 함께 분석했다.

◆흰색의 신부(新婦) 스타일=결혼식장의 고귀한 신부처럼 드레스 뒷자락이 늘어진 흰색 드레스가 가장 눈에 띄었다. 패션계의 아이콘으로도 이름 높은 여배우 시에나 밀러가 대표적. 그는 허리 위쪽으로 금빛 레이스가 우아하게 장식된 흰 드레스를 입었다. 세계적인 수퍼모델 하이디 클룸을 비롯해 김윤진, 케이트 윈슬렛, 셀마 헤이엑, 드루 배리모어, 캐머런 디아즈 등도 흰색 드레스를 택했다. 인기 TV 시리즈 '위기의 주부들'의 주인공 테리 해처와 니콜레트 셰리던 역시 하얀 드레스로 멋을 냈다. 김정희 연구원은 "시상식장 드레스는 '검은색 불패'라는 말이 있을 정도인데 흰색(혹은 옅은 베이지나 샴페인색)이 대세여서 의외"라며 "여성이 일생에서 가장 아름다워 보일 수 있는 게 결혼식장의 웨딩 드레스 입은 모습이기 때문에 그만큼 중요한 행사인 시상식에도 흰색을 선택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체적인 스타일은 지난해에 이어 그리스 여신을 연상시키는 의상이 대세였다. 그리스 여신상을 닮고 싶은 여배우들은 머리 모양도 여신처럼 꾸몄다. 시에나 밀러는 밝은 금발을 땋아 올린 헤어 스타일로 '그리스 여신'하면 쉽게 떠오르는 조각상을 연상시키기도 했다.

◆허리선 강조한 굵은 벨트=흰색 드레스는 다소 밋밋하게 보일 수 있는 만큼 검정이나 금빛의 약간 굵은 벨트로 포인트를 주었다. 김윤진은 검은색, 캐머런 디아즈는 드레스와 비슷한 색깔의 작은 보석이 촘촘히 박힌 벨트로 허리를 감쌌다. 디아즈의 허리 왼쪽은 검정색 보타이 스타일 리본이 장식돼 있어 까맣게 물들인 머리색깔과 잘 어울렸다. 김 연구원은 "폭이 좀 넓은 벨트는 가는 허리를 더 가늘게 보이게 하고 허리선을 위로 해주면 다리가 더 길어 보이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스타처럼 드레스도 '반짝'='미래주의'를 보여주는 '광택감 있는 옷'은 여전히 인기였다. 리즈 위더스푼은 짧은 길이의 금빛 드레스를 택했고 '드림 걸즈'로 뮤지컬 코미디 부문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팝스타 비욘세는 반짝이는 롱 드레스로 멋을 부렸다. 르네 젤위거의 에메랄드 색 드레스 역시 실크 느낌으로 반짝거렸다.

패셔니스타 제니퍼 로페즈는 다른 '반짝이'를 보여줬다. 그는 인도 여성의 전통 의상인 '사리'를 연상시키는 실루엣의 드레스를 입었다. 드레스 앞쪽의 가장자리에는 아시아 분위기를 풍기는 금빛 문양들이 빛났고 귀걸이도 황금색을 골라 치장했다.

김 연구원은 "흰색이나 검은색 드레스에는 금빛처럼 반짝이는 무늬가 제격"이라며 "드레스에 포인트가 없는 경우에는 이번 레드 카펫의 스타들처럼 반짝이는 소재의 작은 클러치 백이나 목걸이 등 액세서리를 함께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강승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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