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조국서 해외동포 도와야죠|한민족체전 김용식 위원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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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한민족체전위원회 김용식(사진)위원장은 요즘 눈코뜰새 없이 바쁘다.
검버섯이 얼굴에 온통 핀 올77세 희수의 고령에도 공적·사적인 일에 묶여 세월가는 줄도 모른 채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하루는 개인사업체인 여의도 법률사무소에, 또 하루는 올림픽회관의 한민족체전사무실에 출근, 4개월 앞으로 다가온 한민족 체전업무를 챙기고 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요즘 전세계에 흩어진 한민족을 조국의 품에 모아 대화합의 한마당 잔치를 어떻게 성공적으로 치를지 고심하고 있다.
「국내는 해외로, 해외는 국내로」의 기치아래 김 위원장은『이제는 조국도 동포를 도와줄 때가 되었다』며『과거의 쓰라린 역사를 씻고 발전된 조국의 모습을 통해 자긍심을 심어주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을「스포츠초대석」에 초대했다.
-한민족체전(9월11∼20일)의 개최의의는.
▲한민족체전은 우리 민족만이 갖는 창의적인 행사입니다. 이제는 남북통일에 앞서 해외동포들의「마음의 통일」이 중요할 때입니다. 이 체전을 통해 우리 동포들을 하나로 묶고 조국도 이제 해외동포들을 도와줄 수 있는 떳떳한 입장에 있음을 알리자는 뜻입니다.
-초청을 둘러싸고 해외동포들 사이에 알력과 갈등도 있다고 하는데.
▲제1회 대회(89년)때는 재미동포들이 재미체육회와 재미총련으로 나뉘어 이 문제로 갈등을 겪은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재미체육회로 초청창구를 일원화, 갈등의 요소를 줄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선발에 공정을 기하기 위해 현지 대사관·영사관·교포모임을 통해 의견을 수렴, 초청하려고 합니다.
-중국과 소련 등 사회주의국가의 동포초청문제는.
▲제1회 대회 때는 초청자들이 일부지역에 국한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중국의 경우 북경과 연변 쪽 동포들을 중심으로 초청장을 이미 발송했으며 소련은 모스크바·알마아타·타슈켄트지역 외에 사할린동포도 정식으로 참가할 수 있도록 소련정부와 협의를 끝냈습니다. 특히 중국 쪽은 북한과의 관계로 개별초청 형식이 될 것입니다.
-재미·재일 동포들은 교포 수에 비해 초청자수가 적어 불만이 있다는데.
▲재미·재일 동포들은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조국에 올 수 있는 형편입니다. 그래서 이들 지역의 동포들에게『정말 조국에 오고 싶어도 올 수 없는 사람들을 초청하는 것이니 양해해 달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아프리카 등 오지에 있는 국가들의 동포들은 한사람이라도 더 초청해 달라고 원성(?)이 대단합니다.
-북한동포들의 초청문제는.
▲현재 공식적으로는 초청장을 보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공식·비공식 경로를 통해 북측과 접촉, 북한동포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체전의 규모와 종목수는.
▲초청대상은 1백 개국 1천8백72명에 달하고 있습니다. 미국·일본·소련·중국동포가 가장 많습니다.
그리고 종목도 일반경기는 1회 때와 달리 육상·축구·배구·배드민턴·탁구 등 5개 종목으로 줄이고 대신 민속경기는 씨름·활쏘기·그네뛰기·널뛰기·연날리기·장기·바둑·제기차기·윳놀이·쌀가마 나르기·줄다리기 등 11개 종목으로 많이 늘렸습니다.
-이번 체전의 특기할 점은.
▲이번 대회에는 전세계 동포들의 2∼3세인 15세미만의 청소년들을 초청해 올림픽공원에서 청소년캠프를 개최합니다. 가급적이면 우리말을 할 줄 아는 청소년을 초청할 생각입니다만 조국을 모르는 2∼3세 동포들에게도 조국을 알릴 절호의 기회입니다. 그리고 이번 대회는 학술·예술대회 등 종합축제의 성격을 띠고 있습니다. 전세계를 주름잡고 있는 예술가·학자들도 모두 초청, 한민족의 우수성을 전세계에 과시하고자 합니다. <방원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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