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살짜리 드림렌즈 껴도되나

중앙일보

입력

Q : 7살 된 아들이 있습니다. 최근 안과에서 검진을 받았는데 시력이 0.1이랍니다. 병원에선 드림렌즈라는 것을 권하더군요. 현재의 근시가 더 진행되지 않도록 막아주고 시력도 개선될 수 있다고 하던데…. 가격이 80만원이라네요. 돈을 떠나서 안전한 건지 궁금합니다.
A: 아드님의 근시는 이미 오래전부터 진행된 것으로 보입니다. 시력이 0.1정도면 적어도 마이너스 2~3디옵터 이상으로, 나이에 비해 높은 근시입니다. 시력이 나빠지는 원인으로는 유전이 있습니다. 부모 모두 시력이 나쁜 경우는 물론, 한 사람만 시력이 나빠도 자녀는 거의 안경을 착용하게 됩니다. 최근에는 부모가 시력이 좋은 경우에도 초등학생의 학습량이 많고 컴퓨터나 핸드폰 게임 등을 자주 접하다보니 시력이 나빠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후천적.환경적 요인이지요. 과거에는 자녀의 첫 시력검사를 초등학교 입학하기 전에 하면 된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아드님의 경우처럼 이미 이때 상당히 시력이 나빠져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요즘은 3~5세 경에 아이가 숫자를 모르더라도 기계로 객관적인 시력검사를 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실제로 서울 강남지역 아동의 시력검사 결과 초등학교 입학 전에 이미 나안시력이 0.1~0.2이며 마이너스 1~3디옵터 정도의 근.난시가 발견되는 빈도가 높습니다. 안경 착용을 미루게 되면 그만큼 근시 진행속도가 빨라져서 안경 도수는 걷잡을 수 없이 올라가게 됩니다. 대체로 성장이 멈추는 시점인 18세까지 근시.난시는 진행됩니다.

근시의 진행속도를 늦추기 위해서 개발된 것이 잠잘 때 착용하는 드림렌즈입니다. 드림렌즈의 정식명칭은 orthokeratology lens로 줄여서 O.K 렌즈라고도 합니다. 초창기의 O.K 렌즈는 단순히 경도 근시만 교정되고 각막에 상처가 생기는 단점이 있었으나 5~7년 전부터는 "잘 때만 착용하는 렌즈"라는 의미로 드림렌즈라고 불리면서 시력교정 효과와 착용감이 향상돼 많은 청소년이 쓰고 있습니다. 특히 드림렌즈는 자는 동안 각막을 눌러줘 낮시간에는 안경이나 렌즈를 착용하지 않아도 잘 보이게 하는 시력교정 효과가 있을 뿐만 아니라 근.난시 진행도 억제합니다. 해외 저널에 발표된 논문에 의하면 근시 진행을 75~80%까지 억제해 준다고 합니다.

또 여아의 경우 안경에 의해 코뼈 형성이 제대로 되지 않거나, 눈 밑에 검은 그림자가 생기는 등 외모에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이때도 드림렌즈가 효과적입니다. 운동량이 많고 활달한 성격의 남아는 안경에 의해 운동의 제약 및 부상의 위험 때문이 있으므로 드림렌즈를 선호하기도 합니다.

최근엔 기존 드림렌즈 외에 중등도 및 고도 근시를 교정할 수 있는 드림렌즈가 개발돼 마이너스 3~4디옵터 이상, 8~9디옵터까지 고도 근시에도 탁월한 교정효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비용은 렌즈 재질 및 디자인에 따라 80만~150만원 정도이며, 각막모양에 따라 드림렌즈 종류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아동의 성장에 따라 입는 옷의 사이즈도 달라지듯이 드림렌즈도 시력이 나빠지면 바꿔주어야 합니다. 부모님 시력이 나쁘거나 학습자세나 컴퓨터 사용 등 습관이 나쁜 경우는 1~2년 정도 걸리고, 그 외 대부분은 2~4년 정도 걸립니다.

드림렌즈는 항상 철저히 소독 및 관리를 해야 하고, 좌우를 바꾸어 끼는 일이 없도록 유의해야 합니다. 전문의의 지시에 따른 정기적인 경과 관찰이 매우 중요한 것은 물론입니다.

이화연 서초성모안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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