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같은 겉 다른 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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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중국 레노버의 나이토 아리마사(內藤在正.55.사진) 노트북 사업부 개발 담당 부사장. IBM 노트북 컴퓨터를 상징하는 '싱크패드'의 개발 주역인 그는 "싱크패드 노트북은 변하지 않는다. 다만 진화할 뿐이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싱크패드가 세상에 나온 지 15년이 지났지만 까만 외장은 그대로다. 그는 2005년 IBM PC 사업부가 레노버에 인수된 뒤 IBM PC 사업부 부사장에서 레노버 부사장으로 직함을 바꿨다. 싱크패드에 대한 그의 애착을 보여주는 일화 하나. 레노버가 IBM PC 사업부를 인수할 당시 그와 함께 싱크패드를 개발해 온 일본 야마토 연구소의 500여 연구원이 동요했다. 그때 나이토 부사장은 "우리가 만들려는 건 싱크패드지 IBM PC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올해 레노버의 노트북 사업 전략을 발표하기 위해 최근 한국에 온 나이토 부사장은 "예나 지금이나 난 싱크패드 개발만 한다"며 "싱크패드는 다양한 색상으로 고객을 유인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2005년 8월에 출시해 시장에서 호평을 받았던 싱크패드 X41 태블릿 PC의 후속 모델도 곧 내놓겠다고 그는 덧붙였다. 새 제품에는 인텔의 코어듀오 프로세서를 탑재한다고 했다. 일본 게이오대 기계공학과를 나와 1974년 IBM에 입사한 그는 22개 특허를 쏟아내 2001년 IBM 내 최고 기술자에 주는 'IBM 펠로'에 뽑혔다. 올빼미의 날개 끝 모양에서 힌트를 얻어 만든 강력한 냉각 팬, 노트북이 땅에 떨어지기 직전 데이터를 보호하는 안전장치, 지문을 인식하는 보안장치 등이 그가 고안한 것이다. 그는 "MS의 윈도 비스타와 수많은 보안 애플리케이션을 무리 없이 구동하려면 날로 집적도가 높아지는 중앙처리장치(CPU).메모리 칩 등과 호흡이 잘 맞아야 한다"고 말했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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