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이한줄] "갓난아이는 그때그때의 마음만을 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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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갓난아이의 마음은 얼마나 참된가. 툭 열려 있는가. 우선 셈이 없다. 뒤춤도, 비상금도, 도장도, 돈을 차곡차곡 넣어두는 통장도, 아파트도 없다. 오직 그때그때의 마음만을 쓴다. 슬그머니라는 말을, 눙친다는 말을, 서먹서먹하다는 말을, 그럭저럭이라는 말을 모른다."

-미당문학상 수상자 문태준 시인이 선별한 시를 묶은 '포옹-당신을 안고 내가 물든다'(해토,8500원)에서.

"먼 곳은 졸보기 안경을 써야 하고 가까운 곳은 돋보기 안경을 써야 하는 이 어정쩡한 눈이, 어쩌면 조금 일찍 찾아왔다 싶기도 합니다. 하지만 가까운 것, 적당한 것, 먼 것을 이 안경, 저 안경, 그리고 맨 눈, 이 세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게 됨으로써 세상을 그렇게 세 토막으로 쪼개어 볼 수 있는 스펙트럼을 갖게 된 것 같습니다."

-인문학자 김경집씨가 지인에게 보낸 편지글 100여 편을 모은 에세이집 '나이듦의 즐거움'(랜덤하우스코리아, 252쪽, 9500원)에서.

"(…) 아버지는 자식이 학문에 진전과 가망이 없는 것을 알고 학업을 그만두고 농사를 짓게 하였다. 소년이 쟁기질을 배워 소로 밭을 가는데 소가 말을 잘 듣지 않자 이렇게 말했다. '이 놈의 소, 버선 신기고 무릎 끓려 소학을 가르치리라.' 글 배우기는 가만히 앉아서 하는 일이어서 육체노동보다 편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는 뜻의 비유다."

-사라져가는 구전 속담 358개의 기원과 교훈을 알기 쉽게 정리한 '입에 익은 우리 익은말'(김준영 지음, 학고재, 472쪽, 1만5000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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