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완제품 생산기지 구축(일 아세안진출과 한국의 대응: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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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전자·전기·차부품등 현지투자 급증/값싼 「우회수출품」이 국산제품 위협
태국·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필리핀등 아세안 4개국의 경제력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이들 국가는 80년대 중반이후 수출공업화전략을 추진하면서 아시아신흥공업국(NICS)을 능가하는 경제성장을 이룩해 세계제일의 성장지역으로 주목받고 있다.
일본기업은 생산거점을 한국등 NICS에서 아세안으로 옮기고 이 지역에 대한 기술이전과 투자를 늘리면서 경제적·정치적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아세안에 대한 경제협력을 강화하고 있으나 아직은 걸음마단계다.
오는 22일부터 시작되는 아세안주간을 앞두고 일본의 아세안진출전략과 우리나라의 대응방안등을 모색해본다.<편집자주>
『아세안 각국은 역내국가끼리의 경제교류보다 일본과의 관계가 더욱 밀접합니다. 일본은 아세안을 비롯한 아시아국가들과 수평분업을 강조하지만 사실은 수직분업형태가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최근 동남아를 중심으로 한 경제블록이 거론되고 있으나 일본의 참여없이는 불가능할만큼 아세안에 대한 일본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라는 윤상철씨(산업연구원 개도권실연구원)의 지적이다.
아세안에 대한 일본의 영향력확대는 「엔화파워」를 배경으로한 일본기업의 현지투자와 정부간 협력에 힘입은 것이다.
아세안 4개국에 대한 일본의 공공자금지원은 88년말현재 4조1천9백억엔(누계)으로 세계전체에 대한 일본정부 협력자금의 36%에 이르고 있다.
싱가포르를 포함한 5개국에 대한 기술인력교류는 전체의 38%를 차지한다.
아세안진출의 주역은 일본의 기업들이다.
일본기업의 아세안진출은 「세계경영」차원에서 이뤄지는게 특징이다.
일본은 80년대 초반까지 개발도상국에 대한 자원개발투자에 주력해왔다.
그러나 80년대 후반들어 막대한 무역흑자와 엔고·축적된 기술을 바탕으로 전세계를 지역별로 연결,가장 효율적인 생산·판매체제를 갖춰가고 있다. 이른바 국제비교우위에 따른 글로벌 전략이다.
이중 아세안은 일본의 전자·전기·자동차부품공급기지역할을 맡고 있다.
저가완제품의 생산거점이기도 하다.
일본의 생산거점이 한국등 NICS에서 아세안으로 옮겨가고 있는 추세는 투자규모에서도 드러난다.
일본의 대아세안 제조업부문투자는 89년중 16억달러로 NICS에 대한 투자규모(14억달러)를 처음으로 웃돌기 시작했다.
한국에 대한 일본의 투자는 지난 86년 4억3천6백만달러로 인도네시아(2억5천만달러)·태국(1억2천4백만달러)보다 훨씬 많았다.
그러나 89년에는 한국에 대한 일본의 투자가 6억6백만달러에 그친 반면 태국에 대한 투자는 12억7천6백만달러에 이르렀다.
일본의 아세안에 대한 직접투자규모는 인도네시아 1백4억4천만달러(89년말 누계),태국 32억7천만달러,말레이시아 25억1천만달러,필리핀 13억2천만달러 등이다.
우리나라의 투자규모는 89년말현재 인도네시아 3억4천7백만달러,태국 3천3백만달러 등으로,규모면에서 일본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일본의 투자·기술교류에 힘입어 아세안국가의 경쟁력도 두드러지게 강화되고 있다.
해외시장에서는 이미 우리제품이 값싼 동남아제품에 쫓기고 있으며 동남아산 전자제품의 국내수입도 눈에 띈다.
지난해 국내 수입상들이 말레이시아·태국·대만등 동남아에서 수입한 컬러TV·카메라등 가전제품은 1천2백79만달러에 이른다.
수입가전제품중에는 일본의 현지법인이 값싼 현지 노동력을 이용해 만든 우회수출품이 상당수 포함돼 있다.
일본의 아세안진출은 아세안국가의 개발전략과도 맞아떨어져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아세안국가들은 수출공업화에 필요한 자금과 기술을 필요로 하고 있으며,전세계에서 이들의 부족자금을 메워줄 수 있는 나라는 일본뿐이다.
가이후총리의 동남아순방때 아세안국가들은 걸프전쟁 분담금 지급으로 일부 서방국가의 원조가 삭감된데 대해 일본에 지원을 요청했고 일본은 경제원조증대를 약속했다.
산업연구원 심승진 박사는 『가이후 일본총리의 동남아순방이후 그동안 수면아래에서 움직이던 일본의 아세안에 대한 영향력이 수면위로 떠오를 것』이라고 전망하고 미소양극체제의 붕괴에 따른 일본의 영향력강화를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성균관대 정재영 교수(무역학과)는 『과거 군사·정치를 포함한 「대동아」구상이 일본의 패망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전후 일본은 경제적 실리를 추구해왔다』며 『결국 우리산업의 경쟁력강화를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길진현기자>PN JAD
PD 19910514
PG 06
PQ 04
CP KJ
FT H
CK 01
CS B08
BL 519
TI 고양 전입/올들어 4만여명/국세청
TX ◎아파트관련 「위장」드러나면 고발
13일부터 시작된 고양군 성사지구 민간아파트 분양과 관련,투기조사를 벌이고 있는 국세청은 올들어 고양군 전입자가 무려 4만2천1백67명에 달하는 사실을 밝혀내고 이들의 위장전입 여부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
국세청은 조사결과 위장전입사실이 드러나면 해당자 전원을 주민등록법위반혐의로 내무부등 관계부처에 고발키로 했다.
건설부도 최근 이 지역에 부동산중개업소가 몰려 투기행위를 조장할 우려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14일 조사반(3명)을 현지에 급히 파견했다.
건설부조사반은 중개업법상 영업제한구역을 위반하거나 불법투기·전매행위를 부추기는 행위 등을 집중단속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국세청의 한관계자는 14일 『위장전입자는 분양신청 자체를 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며 『성사지구 아파트의 경우 재당첨금지조항이 없는등 행정력이 미치지 못하는 점을 악용,많은 사람들이 위장전입해 아파트를 분양받은후 되팔려는 혐의가 짙다』고 밝히고 『위장전입 자체를 투기행위로 간주,모든 법적인 제재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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