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괴살해」 유력 용의자 검거/이형호군/“필적 범인것과 같다”판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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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안기부원 사칭 사기범 수사중 자백
이형호군 유괴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가 경찰에 연행돼 조사를 받고있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7일 안기부 직원을 사칭,교육감을 통해 교사발령을 받게해 주겠다며 소개비 명목으로 1천5백여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구속한 김모씨(28·무직·주거부정)에 대한 조사과정에서 김씨가 지난 1월29일 발생한 이형호군(9·당시 구정국교3)의 유괴살해 범인이라는 자백을 받고 증거보강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필적·음성·지문을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감정의뢰한 결과 「필적이 범인이 남긴 것과 동일하다」는 판정을 얻어 진범이라는 심증을 굳히고 있다.
김씨는 경찰에서 86년 대학졸업후 일정한 직업없이 놀고지내다 사업자금을 마련키 위해 범행했으며 단독범행이라고 진술했다고 경찰이 밝혔다.
김씨의 진술에 따르면 김씨는 1월29일 오후 2시쯤 서울 압구정동 현대백화점 앞길에서 개를 데리고 노는 이군을 발견,점심을 사주겠다고 꾀어 유괴한뒤 그날밤을 백화점 근처 여관에서 자고 다음날인 30일 이군을 데리고 잠실롯데월드로 가 함께 영화를 보는 등 시간을 보낸뒤 오후 5시쯤 이군 집에 첫 전화를 했다.
김씨는 오후 10시쯤 다시 이군 집에 전화를 건뒤 성내동의 여관에서 이군과 함께 다시 하룻밤을 자고 31일 이군 집에 계속 전화를 걸다 이군을 더이상 데리고 다니기가 어렵다고 판단,오후 9시쯤 한강고수부지로 이군을 데려가 목졸라 살해,사체를 하수구에 버렸다고 진술했다.
김씨는 이군 집에 계속 전화를 걸어 돈을 요구하면서 온라인계좌 개설신청서·메모지 등 20여건의 필적을 남겨 감정결과 「동일필적」 판정이 나왔다.
김씨는 또 3월말 학교후배인 이모씨(30·회사원) 집에서 만난 김모씨(25·무직·D대 체육학과졸)에게 『안기부 직원인데 서울시 교육감을 잘 알고 있으니 부탁을 해 교사발령을 받게 해주겠다』고 속여 최근까지 세차례에 걸쳐 1천5백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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