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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청소해 어서!' 지능형 로봇 기능 갈수록 진화

중앙일보

입력

미주중앙 공상과학(SF) 영화에서 가장 흔하게 다루는 소재는 바로 '로봇이 인간을 지배한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영화로 현재 캘리포니아 주지사인 아놀드 슈워제네거가 출연한 터미네이터 시리즈를 꼽을 수 있다.

로봇은 이미 온갖 산업 현장에서 인간을 대신해 어렵고 위험한 일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산업용 로봇은 SF 영화에 등장하는 로봇과는 약간 성격이 다르다.

같은 작업을 반복하는 산업용 로봇과 달리 주위 변화에 따라 능동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지능형 로봇이 SF 영화 속 주인공에 가깝다.

최근 들어 지능형 로봇 시장이 더욱 커지고 있다.

2000년 200억 달러 수준의 지능형 로봇 시장은 2020년께 5000억 달러로 급성장할 것이란 예측과 함께 21세기 안에 로봇 시장의 규모가 자동차 시장을 능가할 것이란 전망(일본 로봇 공업협회)도 나왔다.

지능형 로봇 시장은 우주항공 및 군수사업처럼 덩치가 큰 분야에서 우선 실력을 키우고 있다.

미국 국방부는 '미래 전투 시스템(Future Combat System:FCS)'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인간을 대신할 지능형 군사 로봇 개발을 핵심 과제로 선정했다.

미 육군은 벌써 아이로봇(iRobot)사의 정찰 로봇인 팩봇(PackBot)을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에 투입해 재미를 봤다.

SUGV(Small Unmanned Ground Vehicle)로도 불리는 팩봇은 동굴과 같은 위험한 지형에 정찰을 보내 각종 정보 수집에 혁혁한 전과를 세웠다고 한다. 향후 관건은 이러한 정찰 로봇에 무기를 장착하느냐다.

전기쇼크로 상대방을 제압하는 고압 전류총인 스턴건(stun gun)을 장착하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물론 발포 명령은 반드시 인간이 내리게 한다는 전제 아래서다. 그러나 각종 정보를 수집하는 것도 로봇의 임무이기 때문에 발포 명령도 결국 로봇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위험한 작전에서 로봇이 군인의 역할을 일부 대신하고 있지만 막상 군인보다 먼저 일자리를 걱정해야 하는 사람은 바로 환경미화원이나 가정부다. 아이로봇사가 군사용 로봇만 만드는 회사가 아니기 때문이다.

군사용 및 우주 탐사용 로봇을 만들던 아이로봇은 2002년 로봇 청소기 시장에 진출한 뒤 진화에 진화를 거듭한 제품을 내놓고 있다.

1990년 미국 MIT 인공지능연구소의 과학자들이 설립한 이 회사는 팩봇과 화성 탐사용 로봇인 소저너(Sojourner) 등을 개발하며 지능형 로봇 시장을 개척했다.

이후 '로봇의 대중화를 통해 보다 편하고 재미있는 세상을 추구한다'는 기업 이념을 실천하듯 로봇 청소기 시장에서도 다양한 기능의 제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룸바 스케줄러'의 경우 낭떠러지 인식 센서가 있어 계단이나 턱이 있는 곳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미리 가상의 벽을 설치해 이를 감지하고 방향 전환을 하기 때문이다. '스쿠바(Scooba)'는 물걸레 기능을 갖춰 타임지가 선정한 최고의 발명품으로 뽑히기도 했다.

USA 투데이는 "많은 사람이 가장 하기 싫은 청소 중 하나인 걸레질을 이젠 로봇이 대신 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스쿠바는 마루 타일 장판 맨바닥 등 물청소가 필요한 곳에 세제를 묻혀 문지른 뒤 헹구고 남는 물기를 빨아들인다.

보통 걸레처럼 땟물을 다시 묻히지 않아 훨씬 깨끗하게 청소가 된다. 다만 일반 세제는 바퀴가 미끄러지거나 헛돌 수 있어 전용 세제를 사용해야 한다.

이 업체는 앞으로 물걸레질 못지 않게 사람들이 귀찮게 여기는 잔디 깎기 기능도 갖춘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앞으로 다양한 로봇 청소기의 보급으로 "김 로봇 청소해. 어서!"라는 말을 여기저기서 쉽게 들을 날이 얼마 남지 않은 듯하다.

IT와 반도체산업이 크게 발달한 한국에서도 로봇 개발이 활발하다.

외부에서 로봇과 쌍방향 대화를 통해 원하는 장소로 보내 보안상태를 확인하거나 청소를 시키고 각종 모니터링까지 할 수 있는 똑똑한 로봇이 개발됐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내비게이션 청소모듈 음성제공 기능 동영상 전송을 통한 감시기능 등이 탑재된 국산 유비쿼터스 로봇 '로미(ROMI)'를 개발했다.

이 로봇은 모니터링 등을 통해 수집한 각종 데이터들을 분석하는 추론엔진이 실려 있어 정확한 상황판단이 필요한 보안 화재감시 안내 외에 청소 등 여러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ETRI는 로봇 '로미'를 8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제품 전시회인 'CES(Consumer Electronics Association)'에 출품하며 공동 개발업체인 마이크로로봇은 미국산업디자이너학회(IDSA)가 기술과 디자인이 뛰어난 제품에 주는 상인 '기술혁신상'을 수상한다.

[USA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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