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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IT청년단과 ODA를 연계하길 바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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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중앙일보가 올해 국가 과제의 하나로 'IT청년단' 1만 명을 지구촌 곳곳에 파견하자고 제안했다. 정보기술(IT)과 외국어에 능한 젊은이들을 개발도상국에 내보내 IT와 나눔 문화를 전파하자는 것이다. 일방적인 퍼주기가 아니다. 우리도 청년실업 완화와 글로벌 인재 양성을 도모할 수 있는 상생(相生)전략이다. 올해는 우리나라 정부개발원조(ODA)가 획기적으로 늘어나는 원년이다. ODA와 연계해 IT청년단 구상을 적극 검토해볼 가치가 있다고 여겨진다.

우리는 해방 이후 331억 달러의 해외 원조를 받았다. 한국전쟁으로 인한 경제적 혼란과 절대적 빈곤을 해외 원조에 기대어 이겨냈다. 1960년대에는 외국이 지원한 유.무상 원조를 종자돈 삼아 한강의 기적을 일궈냈다. 한국이야말로 세계 어디에도 찾기 힘든 ODA 성공모델이다. 이제 우리도 그 은혜를 갚아야 할 때다. 지난 20년 동안 우리나라 ODA 공여는 조금씩 늘어났으나 2005년에도 7억4400만 달러로 국민총소득(GNI) 대비 0.09%에 불과했다. 선진국들의 평균 원조공여비율의 4분의 1에도 못 미친다. 더구나 이제 우리는 유엔 사무총장을 배출한 나라다.

그동안 우리나라 ODA의 절반은 전쟁지역인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 투입됐다. 나머지도 주로 남아시아 쓰나미를 비롯한 단발적인 자연재해 지원에 쏠려 있었다. 이제부터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ODA 전략이 필요하다. 앞으로 IT청년단 구상을 우리나라 ODA의 중심에 놓으면 어떨까. IT 전수를 통해 물고기를 잡아 주기보다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주자는 말이다. 세계화.정보화 시대에 개발도상국들도 IT 도입을 목말라하고 있다. 우리 청년들을 글로벌 전문가로 키우고 'IT코리아'라는 국가브랜드를 심는 데 이만큼 효과적인 방안이 있을까 싶다. 해외 자원봉사나 ODA에도 선택과 집중이 중요하다. 필요하면 병역과 취업 혜택도 줘야 할 것이다. 미국 '평화봉사단'과 맞먹는 한국의 'IT청년단' 등장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