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교육기관 태부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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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출판·잡지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공인 연수 기관인 한국 잡지 협회(회장 김수달)부설「잡지 대학」과 대한 출판 문화 협회(회장 권병일)부설「출판 대학」강좌가 대단한 인기다.
우리 나라의 연간 출판 양이 2억4천만 부로 세계 10위 권에 진입했고 3월말 현재 잡지 수가 5천2백33종으로 87년「6·29」이전보다 무려 1백30% 늘어났으나 이 분야의 교육기관이 태부족해 극심한 인재난을 겪고 있기 때문.
이는 취업률이「잡지 대학」91%,「출판 대학」1백%라는 사실에서 뚜렷이 드러난다. 정규 교육기관의 공백을 이 같은 상설 연수 기관들이 메우고 있는 셈이다.
84년5월 개설 이후「잡지 대학」수료자는 지금까지 12기에 걸쳐 1천2백11명(남 4백88·여 7백23). 이중 91%가 잡지·신문·출판사 등에서 취재·편집 기자로 한몫 단단히 하고 있다.
「잡지 대학」은 2개월 단기 코스. 전문대 졸 이상 학력자를 대상으로 실무 위주의 과정을 수료하면 전국 1천2백여 회원사에 수습기자로 파견, 현장 교육을 시킨 후 취업을 알선해 준다.
한국 잡지 협회 남장우 부장은『회원사와 수강생들간에 구인·구직 창구 역할을 효율적으로 수행, 산학 협동의 모범이 될 만하다』고 말했다. 15일까지 13기 수강생을 모집하고 있다.
한편「출판 대학」은 73년 1주일 코스의「편집 연수 강좌」로 출발했으나 81년 3개월 과정의 「편집 대학」으로 개편했다가 86년 이후 4년제 대학 졸업자나 졸업 예정자를 대상으로 한 6개월 과정의 장기 강좌로 발전했다.
현재 주·야간 반으로 나눠져 있고 모집 인원은 각반 모두 60명 이내. 상식·작문 시험을 치르며 성적 우수자에게는 장학금도 지급한다.
국내·외 출판 관계 자료 3천여 종을 비치한 자료실과 워드프로세서 실습실, 최신 시청각 기자재 등을 갖추고 강사진도 우수한 편이다. 1천여 회원사를 중심으로 취업 정보 센터를 조직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게 특징.
6개월 과정을 수료한 사람은 작년 말까지 3백71명. 대한 출판 문화 협회 김세연 간사는『대학원에 진학하거나 직접 출판사를 경영하는 등 취직을 원하지 않는 사람을 제외하면 전원 취업됐다』고 밝혔다.
이처럼 출판·잡지 분야의 인력난이 극심한데도 국내 실정은 신문방송학과 등 인접 학과에서 부분적으로 다루고 있거나 5개 전문대학, 1개 개방대학, 3개 특수 대학원에 출판 학과 또는 출판 잡지 전공이 설치되어 있는 정도.
외국의 경우는 중국의 복단 대학, 브라질의 상파울루 대학, 인도의 델리 대학, 영국의 옥스퍼드-폴리테크닉 대학 등에 출판 학과가 설치돼 있다.
또 일본과 구미 여러 나라에서는 대학원 수준 또는 특별 코스의 출판 교육이 성황을 이룬다.
이에 따라 한국 출판 학회(회장 윤형두)는 4년제 대학에 출판 학과 신설을 제안, 교육 당국의 긍정적인 답변을 얻어 낸데 이어 최근 각 대학에 출판 학과 설치를 촉구하고 있다. <최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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