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고문서학회 창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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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역사학발전의 밑거름이 될 고문서 연구를 체계적으로 이끌어가기 위한 한국고문서학회(회장 박병호·사진)가 창립됐다.
고문서를 연구해온 역사학자·서지학자·법제사학자 등 관련연구자 1백여명은 26일 정신문화연구원에서 고문서연구 세미나를 갖고 학회를 만들었다.
고문서란 토지·노비매매 문서, 호적대장, 분재기(재산상속기록), 교지(관리 임명장), 시권(시험 답안지), 양안(토지대장)등 옛 문서를 통칭한다. 고문서는 과거의 정치·경제·사회제도뿐 아니라 문화와 생활관습까지 생생히 알 수 있는 1차 자료. 따라서 고문서연구는 역사학의 기초연구로 중시된다. 현존 국내 고문서는 대부분 조선후기에 기록된 것들로 정신문화연구원·국사편찬위원회·서울대 도서관부속 규장각 등 주요기관·도서관 외에 일반 소장가들에 이르기까지 산재해있다.
고문서연구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국내고문서는 아직 제대로 수집·정리되지도 못한 상태. 더욱이 수집된 자료마저 대부분 난해한 초서로 기록돼 많은 연구자들이 활용하지 못한 채 사실상 사장돼 왔다.
또 초서를 읽기 쉬운 해서로 풀어보는 탈초작업이나 한글로 번역하는 작업도 재원과 전문인력 부족으로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 왔다.
결국 고문서연구는 지금까지 역사학 발전을 위한 최대과제로 남겨져왔다.
학회창립에는 박병호 서울대교수(법제사)외에 역사학자인 이성무·정구복(정신문화연구원), 최승희(서울대)교수와 서지학자 천혜봉(성균관대), 윤병태(충남대) 교수 등 1백여명이 참가했다.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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