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 집값 지난해 52% 올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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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지난해 전국 집값이 11.6% 올라 2002년(16.4%) 이후 4년 만에 최고의 상승률을 보였다. 하지만 이는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 지역의 집값이 급등한 데 따른 것이며, 지방의 집값은 소폭 상승하거나 오히려 하락하기도 했다. 수도권과 지방의 집값 격차가 더 벌어지면서 지방 주민들이 느끼는 상대적 빈곤감은 더 커졌다는 얘기다.

◆ 집값 4년 만에 가장 많이 올라=3일 국민은행의 '전국 주택가격 동향 조사'에 따르면 종합부동산세 도입 등을 골자로 한 2003년의 10.29 대책에 따라 2004년의 집값은 1998년 이후 6년 만에 하락했다. 하지만 2005년 다시 상승세로 돌아선 집값은 지난해에만 11.6% 올랐다. 이에 따라 노무현 정부(2003년 3월~2006년 12월) 들어서만 전국 집값은 19.7%, 서울은 33.7%가 올랐다.

지난해의 경우 경기도의 집값은 24.8% 상승해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가장 많이 올랐다. 특히 과천은 51.8% 올라 세부 지역별 상승률 1위였다. 군포(41.1%).안양(38.8%).구리(37.5%).고양(35.3%) 등의 집값도 크게 올랐다. 성남.수원.김포 등지의 집값도 20%대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서울의 집값도 18.9%(강북 14.8%, 강남 22.7%) 올랐다. 서울에선 양천구가 가장 높은 31.7%의 상승률을 보였으며, 강서.용산.강남.송파.서초구 등도 20%대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지난해 전국의 전셋값은 6.5% 상승해 역시 2002년(10.1%)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지난해 10,11월 급등했던 월간 집값은 12월에 1.9%로 주춤해졌지만 12월 집값 상승률로는 1986년 통계 작성 이후 최고 수준이었다.

◆ 지방은 소외감 커져=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가운데 5% 이상의 상승률을 기록한 시.도는 울산(14.8%)이 유일했다. 하지만 울산시 중구 태화강 인근에 대규모로 들어선 주상복합아파트가 가격 상승을 주도했을 뿐 나머지 주택의 상승률은 높지 않았다.

특히 부산.대전.충남.제주도의 집값은 0.1~0.7% 하락했다. 지방 시.도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인 전북도의 상승률이 3.8%에 불과했다.

또 노무현 정부 출범 이후 수도권 집값은 32.2% 올랐지만 같은 기간 부산의 집값은 2.1% 하락했다. 대구.대전.광주의 상승률은 8~11%대에 불과했다.

부동산 컨설팅업체인 RE멤버스의 고종완 대표는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지방에도 거의 똑같이 적용됨에 따라 수도권과 지방의 양극화가 더 심해졌다"고 설명했다.

김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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