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르비 “평양도 방문”/일소 정상회담 폐막/북한 핵 사찰수락 촉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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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동경=방인철특파원】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과 가이후(해부준수) 일본 총리는 18일 북한의 핵설비 등에 대한 국제적인 사찰을 수락할 것을 촉구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과 가이후 총리는 동경에서 가진 사흘간의 정상회담을 마치고 발표한 공동성명을 통해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핵안전협정을 체결하기 바란다』는 희망을 피력했다.
또 이 성명은 일소 양국이 한반도 평화와 안정의 실현을 위해 남북 총리회담이 계속되는 것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밖에 일소 양국은 한소 국교수립과 일­북한간의 관계 정상화를 위한 대화 개시가 한반도 긴장완화에 도움이 된다고 환영했다.<관계기사 5면>
한편 고르바초프 소 대통령은 19일 0시45분부터 한시간동안 일본 기자클럽에서 행한 내외신 기자회견을 통해 북한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반도문제는 남북한 국민들의 자주적인 힘으로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자신의 한국 방문이 한반도 안정과 평화에 기여하길 바란다고 강조하고 북한을 방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북한방문 시기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한소간의 대화,경제협력을 포함한 모든 협력관계에서 큰 가능성이 있음을 발견했다』고 말하고 『그러나 북한과의 관계도 유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이어 아시아­태평양지역의 안보체제 구축에 미국의 참여를 요청하고 소련은 장차 이 지역에서 해군력을 감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반도관계 공동성명
일소 양국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확보에 대해 큰 관심을 표명함과 동시에 그 실현을 위해 남북대화의 진전이 중요하다고 하는 공통된 인식에서 남북간 총리회담의 계속을 지지한다.
이에 관해 일본측은 한소 국교수립을,소련측은 일­북한간의 관계정상화에 관한 대화개시를 한반도 긴장완화를 위한 것으로서 환영한다.
쌍방은 북한(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와의 핵안전협정을 신속히 체결할 것을 희망하는 취지를 표명했다.
◎공동성명 4개항 발표
【동경 AP·AFP·UPI=연합】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과 가이후 도시키(해부준수) 일본 총리는 18일 밤 동경시내 영빈관에서 제6차 정상회담을 열고 일본 북방 쿠릴열도 4개섬 모두가 영토문제 교섭의 대상이 된다는 사실을 명기한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양국 정상은 이날 예정에 없던 세차례의 추가회담을 갖고 이 문제를 계속 논의,오후 11시21분 회담을 끝내고 ▲사실관계 ▲영토 ▲기타 2개국문제 ▲국제정세 등 4개 항목으로 이뤄진 공동성명에 서명했으며 뒤이어 양국 외무장관들이 소련의 시장경제 개혁지원협력에 관한 협정 등을 포함한 15개 부문의 협정문서 및 각서에 각각 서명했다.
이날 발표된 성명은 영토문제와 관련,『양국 수뇌가 일 북방 4개섬의 귀속에 대한 영토획정 문제를 포함,평화조약의 작성·체결에 대해 상세하고 동시에 철저한 대화를 했다』고 표현함으로써 4개섬을 협의의 대상으로 했음을 명확히 했다.
양국 정상은 문제의 4개섬중 2개섬 반환을 명시한 1956년의 일소 공동선언에 대해서는 『일소간에 1956년 이후 오랜기간에 걸쳐 축적된 모든 긍정적인 요소의 활용』이라고 표현,간접적이나마 이를 향후 영토 교섭의 기초로 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그러나 이번 회담에서는 일본측이 당초 기대한 2개섬의 반환이나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최대한 목표로 삼은 일본의 대규모 경제지원은 이뤄지지 않은 가운데 양국 지도자들은 국민들에게 과시할 체면 유지용 공동성명을 발표하는 데 그쳤다.
◎일소 정상 공동성명 골자
●한반도문제
△한반도 안정의 필요성 강조
△남북 총리회담 계속 지지
△북한 핵안전협정체결 촉구
●영토문제
△영토문제 및 평화조약 대화 계속
△평화조약이 최종 전후처리문서임을 인정
△소,▲4개섬 비자없이 자유왕래 ▲일소 호혜적 경제활동 ▲4
개섬 소 군사력 삭감 등 제의
●양국관계
△정상급 정기 상호방문 및 실무분야 협력확대
△무역·경제관계 확대
●국제정세
△국제평화·안전유지를 위한 노력 계속
△가능한한 저군사력·군비수준 달성의 중요성 강조
△중동 평화문제 해결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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