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길 끄는 북녘의「장수 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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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북한은 장수와 관련된 최근의 국내외 문헌과 연구자료들을 체계 있게 집대성한「장수 학」을 의학계와 병원·진료소 등에 보급, 정식 진료과목으로 채택토록 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북한의 최대 출판사인 과학·백과사전 출판사가 87년 발간한「장수 학」은 김일성의 장수연구에 깊이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평양 의과대학 이정복 교수 팀이 지은 것이다.
이「장수 학」은 장수와 노화에 관한 여러 가지 이론과 학설 등을 체계 있게 소개했고 중년이후 생명을 위협하는 몇 가지 질병들을 중점적으로 취급하면서 예방과 치료분야에서 이룩한 최신 성과들과 건강한 생활을 하면서 장수하는데 필요한 연구자료 등을 정리했다.
북국의 장수 학을 요약한다.
◇장수요인=평균인들의 강수요인으로 유전·생활환경(지역)·토양·식수·영양·노동(운동)등 여섯 가지를 꼽고 있다.
선천적 체질의 유전이 장수에 미치는 역할에 대해 긍정적인 견해가 많다.
자료에 따르면 60세 이상의 쌍둥이 1천6백2명에 대한 조사에서 쌍둥이의 수명이 거의 같아서 1란성 쌍둥이는 수명에 36·9개월, 2난 성 쌍둥이는 78·개월의 차가 각각 있었다.
한 연구자(74년)는 1천7백66명의 90대 노인의 아들과 손자 9천2백5명을 조사한 결과 아버지와 아들 사이보다도 어머니와 아들사이에서 수명과 상관 관계가 높은 것을 발견했다.
또 외국의 한 연구자(70년)는 1백세 이상의 노인들을 조사한 결과 조사대상자의 63%가 장수가계였다.
장수자가 많은 지역은 어촌과 고원지대.
이들 지역의 특징은「남새」(채소) 와 바닷고기가 풍부하고 쾌적한 기후였다.
곡창지대는 쌀과 소금을 많이 먹는 습관이 장수의 저해요인으로 지적됐다.
70세 이상 강수자가 많이 살고 있는 세계의 장수촌을 조사한 결과 토양과 식수가 중성 또는 알카리성으로 칼슘이 많았다.
특히 여러 광물질이 균형 있게 풍부해 전해질 및 미량 원소 등 이 장수요인이 됐다.
식사습관과 강수와는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쌀을 편식하고 많이 먹는 곳에서는 반드시 단명하고 뇌졸중으로 빨리 사망하는 사람이 많고 쉽게 늙는다 ▲채소가 부족하고 바닷고기만 많이 먹는 곳의 사람은 단명하고 특히 심장병으로 일찍 죽는 사람이 많으며 ▲장수촌에서는 바닷고기와 채소·콩을 항상 충분히 먹고 ▲하루 적어도 30종 이상의 식품을 먹는다.
◇장수와 기호식품=현대인의 기호식품으로 꼽히는 것은 술과 담배.
술은 혈압, 비만, 동맥경화, 심장병, 간 질환, 당뇨병, 통풍 등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끼친
다.
최근 일부 학자들이 과음하거나 자주 마시지 않는 사람에게는 술이 장수와 깊은 관계가 없다고 주장, 주목되고 있다.
그러나 담배는 장수와 직접관계가 있으며 백해무익하다는 것이 학자들의 한결같은 주장.
담배는 뇌졸중·허혈성 심장병·만성 폐색성 폐 질병 등을 일으키거나 악화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장수 저해질병=중년이후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들은 호흡기 감염증·허혈성 심장병·부정맥·고혈압·뇌졸중·동맥경화증·간염 및 간경변 증·당뇨병·고지혈증·비만증 및 고뇨산혈증·뼈 및 관절질병 등이다.
이들 질병의 주 요인이 식생활과 환경, 운동 부족이다.
특히 중년기 운동부족은 체력을 저하시켜 만병의 근원이 된다.
◇장수보약=노년기 보약으로 효능이 높은 것은 인삼·녹용·「단너삼」(황기)·구기자· 삼지구엽초(음양곽)·오갈피·왕벌 젖 등 이 있다.
◇건강식품=참깨·홍당무·왕벌꿀·배아·엽록소·보리·현미·효소·효모·뼛가루· 팥·바다 풀·굴·소나무 꽃가루·호두·은행·땅콩·구기자·홍차버섯·다시마·미역·오갈피나무 껍질·메밀·참나무버섯·자라·수박·참외·마늘·해바라기 씨·식물성 기름·사과·쑥 등.
◇잠과 건강=40세 이상의 경우 잠을 자지 않고 일할 수 있는 한계는 2일 정도다.
40세 이상에게 요구되는 잠시간은 하루 7∼8시간이며 깊은 잠이 요구된다.
깊은 잠은 고혈압과 동맥경화증·신경계통·소화기 계통 예방에 효과적이다. <김국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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