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연립·소형 빌라 찬 서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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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연립주택과 소형 빌라가 4년여만에 찬 서리를 맞고 있다.
작년 봄까지만 해도 착공하기가 무섭게 거의 분양됐는데 올 봄에는 공사가 끝 난지 한 달이 지나도 일부가빈 짐으로 남아 있을 정도다.
지난해 말부터 일기 시작한 이같은 현상은 서울 구기·평창·홍은동 임대 등 이미 연립주택과 빌라가 많이 들어서 있는 곳 외에도 서울의 강남지역과 경기도 부천·안양·시흥 및 고양 군 원당·능곡 일대에까지 번지고 있다.
이에 따라 다급해진 건설 업체들은 신문에 서둘러 분양광고를 내는 한편 건설현장에 경쟁적으로 현수막을 내걸어 판촉전을 벌이고 있다.
연립주택과 소형 빌라는 87년 초에도 잘 분양되지 않았다. 그 뒤 88, 89년 전반적인 부동산경기 호황으로 호 경기를 맞았다가 작년 말부터 서서히 찬바람이 불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같은 연립주택·소형빌라의 인기급락이 부동산 경기침체의 예고 탄으로 앞으로 아파트 미분양 사태까지 미리 점쳐 주는 것이 아니냐 며 바싹 긴장하고 있다.
또 그 원인으로는 ▲4월부터 수도권주변 신도시 아파트가 많이 쏟아져 나오는 데다 ▲연립주택과 빌라의 분양가가 아파트에·비해 오히려 높거나 결코 낮지 않은 편이며 ▲아무래도 아파트보다는 단지별 건립 가구수도 적고 지명도가 낮은 중소건설 업체가 짓고 있으며 ▲아파트보다 상대적으로 하자가 많은 편인데다 주변에 편의시설이 부족해 불편한 점 등을 지적하고 있다.
지난해 건축 규제가 완화되면서 서울지역에 다세대·다가구 주택이 많이 들어서 연립 주택·빌라의 수요를 잠식한 것도 주된 요인의 하나로 꼽힌다.
그러나 주택전문가들은 연립주택·빌라가 아파트를 짓기에는 좁은 자투리땅의(효과적인 활용 및 모델의 다양성등 장점도 커 제대로 건실하게 지어진다면 분양걱정을 크게 할 필요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양재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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