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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장가가기 어려워진다/남이 여보다 19.4% 많아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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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가려낳기」로 심화추세/성차별 관습·제도 개선 시급
사내아이를 더 원하는 뿌리깊은 풍조때문에 이대로 가다간 여자 기근이 생길 지경이 됐다.
통계청의 인구센서스결과에 따르면 90년의 성비는 여자 1백명당 남자 1백.8명(조정치 1백1.3명)으로 균형상태다.
문제는 연령이 낮을수록 성비가 높아진다는데 있다.
86∼90년에 태어난 아이(0∼4세)는 여자 1백명당 남자 1백12명꼴이며 ▲5∼9세는 1백7.1명 ▲10∼14세는 1백6.6명이다.
이에 따라 이들이 자라 결혼을 할때쯤 되면 남녀간 짝찾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는 분석이다.
남자 25∼29세,여자 20∼24세에 해당하는 이른바 결혼적령인구는 85∼95년까지는 대체로 맞아떨어지나 2000년에 가면 여자 1백명당 남자가 19.4명이 더 많고,2010년에는 무려 28.6명이 남게 된다는 계산이다.
지난 80년에는 여자 1백명당 남자가 78.6명에 불과해 여자의 혼수비용 증대등 심각한 사회문제를 초래했던 것을 생각하면 2000년 이후에는 거꾸로 장가보내기가 커다란 사회문제로 대두될 가능성이 높다.
이같은 남녀간의 성비역전은 무엇보다도 자녀를 적게 갖게 되면서 가능하면 사내아이를 가지겠다는 의식과 이를 위한 그릇된 노력들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90년에 우리나라의 여성 한사람이 평생 낳는 자녀수는 1.6명에 불과해 앞으로도 「가려낳기」를 한다치면 성비역전문제는 더더욱 심각해질 것이 분명하다.
남녀간 성비는 인위적으로 조절하지 않으면 여자 1백명당 남자 1백7명꼴로 남자출생률이 많다. 그러다가 사망률차로 40대에 가면 성비가 엇비슷해지게 되어있다.
따라서 최근 5년새 새로 태어난 아기는 상당수 인위적인 조절이 가해졌음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따라서 자녀의 성별을 의식하지 않는 당연한 노력,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성차별적인 관습과 제도의 개선 등이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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