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상투메' 돈벼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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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아프리카의 가난한 소국 상투메가 돈벼락을 맞았다.

서아프리카 나이지리아 앞바다의 섬나라인 상투메(Sao Tome)의 정식 국호는'상투메 프린시페(Principe) 공화국'. 상투메와 프린시페라는 두 섬으로 이뤄졌다.

두 섬을 합해도 제주도의 절반(9백64㎢)이고 인구는 제주도의 5분의 1인 10만명에 불과하다. 1975년 포르투갈의 식민지에서 독립하기 전 코코아 산지였다. 적도에 위치한 이곳에는 17, 18세기부터 노예 노동력을 이용한 대규모 코코아 농장이 만들어졌다.

농장주인 유럽인들은 그림 같은 저택을 짓고 살았지만 현지인의 삶은 궁핍할 수밖에 없었다. 갑자기 얻은 독립 이후 유럽인이 떠난 농장과 저택은 황폐해졌고 현지 주민의 삶은 더욱 악화했다.

하지만 지난달 세계 석유 메이저들이 참여한 탐사권 입찰은 상투메의 운명을 바꿨다. 나이지리아와 상투메 사이의 해상은 아프리카에서 가장 석유 매장 가능성이 큰 바다로 알려졌다. 상투메는 석유매장 여부를 확인하는 탐사권을 국제 경쟁에 부쳤다. 광구별 탐사권 입찰가를 모두 합하면 약 2억달러.

상투메의 4년치 정부예산과 맞먹는다. 예상 매장량은 수십억 배럴, 매장량이 확인되면 채굴권을 팔아 더욱 많은 돈을 벌 수 있다.

런던=오병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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