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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향기] "작업남 수컷은 싫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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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올해도 애인 없이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를 보낸다고 한숨짓는 사람들이 있다. 사람들이 연애지사에 신경 쓰는 만큼 동물 세계에서도 이성을 유혹하는 일은 매우 중대한 일이다.

일부일처제인 사랑새는 연애 초반에만 잘해주는 수컷보다 '한결 같고 거짓 없는 수컷'을 더 좋아한다. '잉꼬'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사랑새는 호주산 작은 앵무새의 일종이다.

수컷 사랑새는 짝을 찾을 때 마음에 드는 암컷 목소리를 잠시 흉내 낸다. 하지만, 암컷 사랑새는 자신을 유혹할 때만 자기 목소리를 흉내 내는 수컷에게는 흥미가 없다. 암컷 사랑새는 자신을 유혹하는 수컷 중에서 원래 목소리가 자신과 같은 수컷을 구별해서 짝으로 선택한다.

사랑새는 한번 맺은 짝과 오랫동안 관계를 이어나간다. 이렇게 하나의 짝과 지내는 경우 암컷은 더욱 신중하게 수컷을 고른다.

그래서인지 한결 같은 목소리를 낸 수컷을 선택한 암컷 사랑새의 선택이 탁월했다는 사실이 연구결과 밝혀졌다.

암컷을 유혹하려고 잠깐 목소리를 흉내 낸 수컷보다 원래 암컷과 같은 목소리를 가진 수컷일수록 암컷이 둥지를 틀 때 더 헌신적으로 돕는다.

동아프리카의 키차일드 물고기는 화려한 색의 '꽃미남 수컷'을 좋아한다. 암컷은 색의 종류에 상관없이 밝고 선명한 색의 수컷을 좋아한다. 빨간색이든 파란색이든 밝고 선명한 색을 가진 수컷일수록 기생충에 감염되었을 가능성이 작고 건강하기 때문이다.

난교로 번식하는 수컷 침팬지 세계에서는 '연상녀'가 인기다. 키발국립공원의 카냐와라 수컷 침팬지는 젊고 어린 암컷보다 수컷에 대한 경계심이 적고 교미에 능숙한 연상의 암컷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하게 싸운다. 그러나 일부일처제로 번식하는 종의 수컷은 새끼를 낳을 수 있는 기간이 보다 긴 어린 암컷을 선호한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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