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작물도 공장서 생산/UR 대비 농업구조조정 방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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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농업경쟁력 확보 위해 도입추진/자동화·기계화로 규격제품 생산
쌀·채소·꽃 등 각종 농산물을 마치 스웨터나 컬러TV처럼 공장에서 만들어 내는 방식이 우리나라에도 도입될 예정이다.
정부는 우루과이라운드(UR)협상이 타결되면 외국에서 값싼 농산물이 대량 밀려올 것에 대비,국내 농업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우리 실정에 맞는 「공장식 농장체제」의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농림수산부 이상무 농업구조정책국장은 3일 오전 농업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UR협상 이후 농업구조조정 정책방향」에 대한 세미나에서 『국내 농업을 네덜란드나 덴마크처럼 첨단농업기술에 의한 2차산업형 선진농업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기계화 및 시설자동화를 완비한 공장식 농장체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예컨대 채소·과일·꽃 등을 재배하는 시설원예 비닐하우스를 온도자동조절장치와 급수시설 등을 완벽하게 갖춘 유리온실형으로 바꿔,규격화되고 품질수준이 똑같은 제품을 생산토록 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같은 체제도입을 위해 올해 농어촌 발전기금에서 50억원을 지원,영농 유형별로 2∼3개소의 농장식 농장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이를 연차적으로 일반 농가에 확산시키겠다는 것이다.
올해 시범사업으로는 쌀·시설원예·축산 등 세가지를 채택,쌀농사의 경우 10∼20㏊ 규모로 대형 트랙터·이앙기·콤바인·건조기 등을 갖춰 모내기에서부터 수확·건조까지 모든 재배과정을 완전 기계화할 계획이다.
또 축산분야는 5백∼1천마리 규모로 자동축사시설 및 컴퓨터 관리시스팀을 갖출 계획이다.
정부는 농림수산부문 예산을 앞으로 10년동안 나라 전체예산의 9∼10% 수준에서 확보,추곡수매와 같은 소득보상적 지출은 최대한 줄이고 이와 같은 구조조정사업 재원을 대폭 늘릴 것을 검토하고 있다.
추곡수매를 1백만섬 줄일 경우 구조개선사업에 2천억원의 신규투자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농가소득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추곡수매물량을 줄일 경우 농민들의 반발이 예상되는데다 예산확보에 대한 정부 부처간의 이견이 조정되지 않아 이같은 계획을 추진하기에는 걸림돌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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