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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역선거 흠집갈까 내분봉합/여,양김 회동 파문 서둘러 진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김 대표 사과수위 놓고 긴 줄다리기/노 대통령과 불편한 관계 앙금남아
두김씨의 대구회동 파문은 2일의 청와대측과 민주계측의 접촉결과를 토대로 김영삼 대표가 3일 당무회의에서 해명함으로써 표면적으론 일단 진정됐다.
2일 오후 청와대측과 민주계 핵심의 접촉에 이어 3일 아침 김대표­박태준 최고위원간의 논의,민정계 중진회동 등 부산한 여권내 의견조정 끝에 파문을 더이상 확대치 않는다는 각 계파간의 이해가 일치해 수습국면에 들어갔으나 신뢰 회복관계에 들어가던 노­김대표 사이가 다시 금이 가는 등 파문의 앙금은 계속 남아 내연상태는 계속될 전망이다.
이날 김영삼 대표는 당무회의에서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거듭 밝히고 특히 「공안통치」는 진의가 잘못 전달된 것이라는 사과성 해명발언을 했다.
김대표의 이날 발언을 두고 민정계는 「사과」로 받아들이고 있으나 민주계는 「해명」이라고 서로 엇갈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민자당 수뇌부가 봉합상태로 조기수습한 것은 2일 밤 김대표에 대한 청와대측의 강도 높은 유감의 뜻이 전달된데다 광역의회선거를 두달남짓 남긴 시점에서 당내 갈등과 파문이 확산될 경우 미칠 영향 등을 고려한 때문으로 보인다.
청와대와 김대표 측근들은 2일 오후내내 당무회의에서 김대표의 사과수위를 놓고 팽팽한 줄다리기끝에 가까스로 합의했다는 후문.
청와대의 손주환 정무수석은 김대표의 핵심참모로 양김회동의 밀사역을 담당했던 김덕룡 의원과 2일 비밀리에 만나 김대표가 광역의회선거를 앞두고 당내분을 일으키고 대통령의 통치권 누수현상을 부추길 소지가 있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유감이라는 노대통령의 우려를 전달하고 이에 대한 김대표의 강도높은 사과를 요구.
손주석은 청와대가 미리 준비한 사과문을 김의원을 통해 김대표에게 전달하고 이를 3일 당무회의에서 공개적으로 밝혀줄 것을 요구.
청와대측은 김대표가 청와대의 뜻을 충분히 고려,성실한 사과를 요청했으며 만일 그렇지 않을 경우 4일로 예정된 노태우 대통령과 김대표와의 주례회동 시기를 주말쯤으로 연기하는 등 대응조치가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는 것.
그러나 김대표 자신은 물론 김대표 측근들은 대구회동의 진의가 잘못 전달되거나 과대포장 됐다는 인식아래 오히려 청와대 참모진들에 대한 불만을 토로.
3일 김대표의 상도동 자택에는 김동영·최형우·김덕룡·황명수 의원 등이 찾아와 대책을 협의했는데 김대표는 『밑에 있는 사람들이 잘 모셔야 된다』고 했고 김동영 정무장관도 『자기위치에 불안을 느끼는 사람들이 사건을 확대보고한 것』이라며 화살을 청와대 참모진으로 돌렸다.
한편 민정계의 김윤환 사무총장은 3일 아침 이종찬·이춘구·이한동 의원 등 중진들과 여의도 맨하탄 호텔에서 만나 김대표의 사과발언 내용을 설명하고 자제를 당부.
이날 민정계 중진들 모임에서 김총장은 『섣부른 대응은 김대표의 조기 대권구도 확립 전략에 말려들 우려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지나친 반응을 자제해줄 것을 요청했는데 중진들도 『김대표의 월권행위는 확실히 짚고 넘어가되 문제를 확산시키지는 않는다』는데 동의.
또 공화계의 김종필 최고위원,김용환·최각규·김용채·옥만호·이종근·구자춘·조부영 의원 등은 2일 저녁을 같이했으나 김대표의 대구회동은 「거론할 필요조차 없는 상식밖의 일」이라는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박병석·김두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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