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월부터 서서히 상승/침체증시 2년 언제 회복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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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내재가치 밑돌고 체질도 개선/물가·「기관」 과다 보유가 부담
증시는 지금 회복기에 들어선 것인가,아니면 장기침체가 계속되고 있는가.
89년 4월1일 사상최고치인 1천7.77을 기록한 종합주가지수는 꼭 2년이 지난 지금 6백50대에 머물고 있다.
2년간 주가가 이처럼 침체의 늪을 허우적거리고 있는 것은 기본적으로 수출 및 산업전반의 위축에서 비롯되고 있지만 보다 직접적인 원인으로는 당국의 임기응변적인 증권정책과 그로 인한 주식공급과잉이 꼽힌다.
86∼88년중 12%선의 고도성장이 주가상승의 견인차가 되었다면 경기사이클상 예상되는 둔화국면을 무시하고 증권당국은 국민주·우선주·무더기 기업공개 및 증자를 시행함으로써 수급불균형을 초래하는 과실을 범했다.
이 과정에서 상장사 대주주들은 보유주식을 대량매각,거액의 자본이득을 챙기면서 주가하락을 부채질했다.
투자심리적인 측면에서는 오를땐 너나 할 것 없이 주식매입에 가담하다가도 떨어질 땐 썰물처럼 증시를 떠나버리는 「냄비성향」과 단타위주의 투자자세가 침체의 골을 깊게 했다.
증권전문가들은 그러나 이같은 과오가 앞으로의 증시체질을 개선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앙은행의 발권력을 동원해서라도 주가를 인위적으로 받치겠다는 어리석은 정책은 더이상 없을 것이며,투자자 또한 장기간 떨어지기만 하는 주가에 나름대로 자신들의 투자자세를 점검하는 계기로 삼았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주가지수는 작년 9월17일 5백66으로 바닥을 친후 서서히 회복기에 들어선 것으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제조업에 대한 각종 금융·세제지원책이 실물경제쪽에 가시화되고 있으며,걸프전의 조기종결로 인해 국제유가가 안정되고 미국등 선진국경제가 점차 회복되고 있는 것도 주가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평가되고 있다.
하반기부터 시작될 신설증권사 및 외국증권사의 국내영업을 증시분위기를 돌려놓을 계기로 보는 측이 많으며 내년부터 시작될 자본자유화조치도 증시에는 호재가 될 것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실질성장의 발목을 잡을 물가불안과 증권사·투신 등 기관투자가들이 안고 있는 과도한 주식물량은 여전히 부정적인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증시관계자들은 그동안의 침체로 주가가 기업의 실질가치 이하로 떨어진 점 등을 감안할때 5∼6월께 한차례 도약기를 갖고 하반기중 두세차례 상승기가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손장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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