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문가가 본 걸프전의 교훈/윌리엄 테일러 미 국제전략연 부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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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한반도배치 핵은 남북군축에 장애/전쟁억지력 없고 실전에 사용 못해
주한 핵 철수주장이 미국의 한반도문제 전문학자에 의해 제기됐다. 윌리엄 테일러 미 국제전략연구소(CSIS) 부소장은 28일 서울의 언론회관에서 열린 강연에서 한반도배치 핵은 전쟁억지력과 전투효과면에서 가치가 없으면서 남북 군축에 장애가 된다고 지적,철수론을 폈다. 걸프전쟁의 대 한반도 영향을 주제로 본사 장두성 주필 사회로 열린 이날 테일러 박사의 간담내용을 요약한다.<편집자주>
걸프전쟁에서 얻은 일반적인 교훈과 이것이 한국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얘기하겠다.
첫째,걸프전쟁에서 미국이 대처한 신속함과 유엔 안보리의 단호한 의지,그리고 다국적군의 이라크군 격파는 김일성에게 많은 교훈을 가르쳐 주었을 것이며 한미 양국의 북한 침략에 대한 억지력을 강화시켜준 것이다.
둘째,레이건 전 대통령의 첫 임기중 의회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국방력 증강 5개년 계획을 관철한 것은 미국에 전쟁억지와 전투수행 목적에 이용할 수 있는 절대적으로 우수한 군사기반을 제공한 것이다.
셋째,비록 병력수가 상대적인 군사력과 비교해 중요하긴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덜 중요하다는 것이다.
정보,훈련,군의 사기 등과 같은 요소들이 중요하다는 교훈을 얻었다.
넷째,합참의장을 정점으로 강화된 지휘부의 권한은 전략계획 및 작전이 단순하면서도 효율성 있게 수립되고 수행될 수 있도록 해주었다.
다섯째,미국의 공중 및 해상수송은 미군의 신속한 배치에 부적당함을 발견했다.
한미 연합사는 돌발사태시 사용할 수 있는 수송자원의 확대를 계속 추구해야 한다는 것과 만약 북한이 지난해 8월5일부터 2월 중순사이의 어느 시기에 남한을 공격했더라면 미국의 병력증강능력은 심히 부적절했을 것이라는 점이다.
여섯째,한반도 상황에 비추어 보아 만약 핵무기들이 지상에 배치돼 있다면 한미당국은 전쟁억지력이나 전투에 사용할 가치가 없으면서 정치적인 책임만 지우고 있으므로 가까운 시일내에 제거하는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
이러한 사실은 한반도통일에 필수불가결한 조건인 남북 군축협상에 장애가 되는 것이다.<김상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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