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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벨의 난곡 자연스럽게 표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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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심사평>본선곡(라벨『밤의 가스파르』)은 근대 피아노 작품 중 내용·기술·규모 등 매우 수준 높은 대작이어서 격조 높은 발표회나 국제콩쿠르 레퍼터리에 자주 오르는 난곡중의 하나다. 우리 나라에서는 이번 콩쿠르에 처음 과제곡으로 택해 보았다. 그래서인지 경연 신청자수가 많이 줄었기 때문에 혹시 수준의 저하를 염려하기도 했으나 그것은 기우로 끝났다.
본선에 4명이 진출했는데 각기 개성의 차이는 있으나 나름대로 이 난곡을 십분 소화해 연주하는 것을 보고 매우 흐믓해 했다. 1위 입상한 김성임양은 음악적인 흐름이 깊고도 자연스러웠고 3악장인 「스카르보」가 약간 거칠기는 했으나 기술적으로 매우 수준 높은 연주를 했다. 2위 입상한 최리라양은 선이 굵고 스케일이 큰 피아니스트로 1,2 악장은 가장 돋보이는 연주였으나 흥분한 탓인지 3악장에서 기술적인 흠이 눈에 띄었다. 3위 입상한 최연희양은 깨끗하고 지적인 연주로 윤곽이 가장 「라벨」다웠으나 기교적인 세공이 아쉬웠다.<정진우(서울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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