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억굴려 부자 되기 ⑥] ‘꿩 먹고 알 먹는’게 여기 있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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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스트최근 금리가 올랐다. 하지만 모든 수익률의 기준으로 통하는 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가 여전히 연 4%대에 머물고 있어 목돈 운용이 쉽지 않다. 1억원을 예금해도 월 이자가 30만원 안팎에 불과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자생활자는 원금을 조금씩 헐면서 살아야 할 판이다.

그러나 주위를 둘러보면 안전하면서도 고금리를 얻을 수 있는 재테크 수단이 없는 것도 아니다. 그중 눈에 띄는 상품이 바로 ‘주가연계 채권’이 아닐까 싶다. 도표처럼 놀라운 고수익을 기록한 채권들도 있을 정도다. 자, 그럼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해 보자.

▶삼성카드가 지난 2003년 후순위 전환사채를 발행할 당시에 이 후순위 전환사채 투자설명회에 참석한 투자자들이 안내책자를 관심 있게 지켜 보고 있다.

이자 받고 주식투자도 하고

주가연계 채권에는 크게 전환사채·교환사채·신주인수권부사채 등 세 가지가 있는데 그 내용이 대동소이하기 때문에 전환사채 위주로 설명을 하겠다. 전환사채는 말 그대로 주식 투자와 채권 투자의 절묘한 만남이라 정의할 수 있다.

일단 ‘채’자로 끝나니 채권이라는 것은 짐작할 수 있다. ‘사채’니까 회사채, 즉 일반기업에서 발행한 채권임도 짐작할 수 있다. 그런데 ‘전환’이라는 용어가 있는데 이는 그 발행기업의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옵션)가 있다는 말이다. 평소에는 채권으로 있다가 일정 기간에 주식으로 바꿀 수 있다. 즉 채권 또는 주식을 선택할 수 있다는 말이지, 둘을 한꺼번에 다 가질 수는 없다.

몇 년 전부터 발행된 전환사채들은 비교적 안정적인 30대 그룹 계열의 대기업에서 발행했다는 점에서 상당한 안정성을 갖고 있다. 게다가 채권으로서도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용어 정리부터 간단히 하고 넘어가겠다.

먼저 표면금리란 게 있는데 이는 매년 받을 수 있는 쿠폰 같은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다음으로 만기보장수익률이 중요한데 이는 만기까지 채권을 들고 있는 경우 만기 때 소급해 적용하는 우대금리다.

예를 들면 표면금리 4%, 만기보장수익률 8%라고 가정해 보자. 그럼 매년 4%씩 이자는 챙긴다. 중간에 주식으로 전환하면 이 4% 이자로 만족해야 하지만 만기까지 갖고 있으면 연 8% 이자를 보장받는다.

데이콤전환사채처럼 3년짜리라면 매년 4%씩 받다가 만기에 13.07%(이를 만기상환율이라 부른다)를 받게 된다. 4%씩 3년이면 12%인데 왜 13.07%냐고 질문할 수 있는데, 이는 미처 다 지급하지 않은 4%(=8%-4%)의 이자를 8%(복리)로 계산해서 쳐 주기 때문이다.

전환가격은 전환할 수 있는 가격인데 이는 사전에 결정된다. 시가가 얼마가 됐든 상관없이 이 가격으로 전환할 수 있다. 그런데 시가가 바닥 모르고 떨어지면 추가로 인하될 수 있다. 반면 시가가 폭등하면 어떨까?

이 경우는 최상의 경우인데 다행스럽게도 전환가격을 올리지는 않는다(중간에 증자나 감자에 따라서 조정이 될 수도 있다). 그리고 전환을 아무 때나 하는 것이 아니라 발행 후 1~3개월 이후부터 채권 만기 한 달 전까지 가능한 게 일반적이다.

진정한 투자 포인트는 다음과 같다. 전환사채는 채권의 이자를 보장받으면서도 주식 투자를 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 가령 주가가 내리거나 오르지 않으면 채권 이자로 만족하면 될 것이고, 반대로 주가가 급등하면 채권을 버리고 주식을 선택함으로써 고수익을 추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보겠다.

동양메이저 전환사채(1만3000원 가정, 액면가는 1만원)를 사는 경우와 동양메이저 주식(7000원 가정)을 사는 경우를 비교하자. 전자를 사면 주가가 내려도 30%의 이자를 확보할 수 있어 원금 손실의 위험은 없다. 주가가 오르면 오르는 만큼의 차익을 얻을 수 있다.

후자를 산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주가가 내리면 꼼짝없이 손해 본다. 물론 오르면 그 만큼 이익을 챙길 수 있다. 결론적으로 전환사채 투자는 손해 없는 주식 투자가 가능하다. 안전한 주식 투자? 맞다. 전환사채를 통하면 불가능해 보이는 투자가 가능해진다.

전환사채에 대한 조회와 매매는 HTS(증권사 주식매매용 프로그램)로 할 수 있다. 그리고 전화로 주문을 내거나 객장에 나가서 주문해도 상관없다. 수수료는 대개 0.1~0.15% 수준으로 비교적 싼 편이다.

전환사채 투자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 일반공모시 공모에 참여하는 것이다. 공모를 통해 받게 되면 액면가에 전환사채를 살 수 있다. 문제는 경쟁률이다. 예전에는 경쟁률이 1대 1에 그치기도 하고 높아야 3~4대 1이었다. 최근에는 10대 1은 기본이고 40~50대 1의 높은 경쟁률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코스닥 공모의 경쟁률에 비하면 낮기는 하나 공모를 통한 실익은 거의 없는 형편이다.

4~5개에 분산 투자 바람직

공모를 통해 적은 수량을 배정받았다면 상장 후 시장에서 사는 방법이 있다. 이 경우 1~5%의 프리미엄을 주고 사야 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액면가 1만원 아래에서 거래되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기는 하나 매력적인 전환사채들은 웃돈을 지불해야 살 수 있다.

이 때 만기보장수익률과 주가 상승 여력을 감안해 사야 한다. 가령 너무 높은 프리미엄을 주고 산다면 최악의 경우 약간의 손실을 입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만기보장수익률이 연 5%(3년 만기)인데, 15%를 초과한 프리미엄을 주고 산다면 손해가 날 위험이 있다.

필자가 관심을 갖고 있는 전환사채는 동양메이저 전환사채, 동부증권 전환사채, 삼성카드 전환사채, 현대카드 전환사채, 농심홀딩스 전환사채 등이다.

먼저, 동양메이저 전환사채다. 동양메이저는 동양그룹의 지주회사다. 주력 업종은 레미콘으로 상당히 안정적인 편이다. 그동안 지주사로서 그룹의 부실을 많이 떠안았다가 최근 대폭적인 재무구조 개선과 실적 개선이 이어지고 있다.

동양생명·동양시멘트 상장 기대감도 있다. 무엇보다 지주회사로서의 재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12월 8일 현재 시가총액이 3200억원에 불과하다. 너무 싸지 않은가? 아무튼 전환사채의 전환가격은 5229원으로 싼 편이다. 최근 주가 시세가 7300원대이니, 40% 수준의 차익이 가능할 정도다. 물론 액면가로 산 경우에 한한다.

지금 채권 가격이 1만3500원 수준이니 당장의 시세차익은 기대하기 어렵다. 다만 주가가 오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가령 1만원 이상의 주가가 형성되면 채권 가격은 2만원이 넘을 수 있다. 만기보장수익률은 연 9.73%이고 만기는 2008년 12월 27일이다.

둘째, 동부증권 전환사채다. 동부증권은 금융 계열사가 강점인 동부그룹 소속이다. 따라서 그룹 후광효과가 예상된다. 자본시장통합법의 수혜가 어느 정도 있을 것으로 본다. 무엇보다 2007년 증시가 좋다고 예상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최대 수혜주인 증권주의 상승을 쉽게 예상해 볼 수 있다.

동부증권 전환사채의 조건은 다음과 같다. 전환가격 1만395원, 만기보장수익률 연 7.0%, 표면금리 연 5.5%, 만기는 2011년 3월 31일이다. 현재 채권가격은 1만2700원, 주가는 1만3100원 수준이다.

셋째, 삼성카드·현대카드 전환사채다. 두 회사 모두 비상장회사라는 점이 특이하다. 만기보장 수익률은 모두 연 9%다. 만약 상장한다면 각각 수익률이 4%, 3%씩 깎인다는 점은 유의해야 할 대목이다. 현재로서는 채권 만기 전 상장이 쉽지는 않을 듯 보여 고수익 채권으로서의 장점이 있다.

각각의 현재가로 산다고 가정하면 전자는 연 8.5%, 후자는 연 5% 수익이 가능하다. 상장하게 된다면 채권의 장점은 줄게 될 것이고 대신 주가차익에 대한 기대감은 올라갈 것이다. 각각의 발행조건은 다음과 같다.

삼성카드 전환사채:전환가격 4만3040원, 만기보장수익률 연 9%, 표면금리 연 2%, 만기 2008년 6월 23일.
현대카드 전환사채: 전환가격 8831원, 만기보장수익률 연 9%, 표면금리 연 4%, 만기 2009년 1월 31일. 마지막으로, 농심홀딩스 전환사채다. 농심홀딩스는 농심그룹의 지주회사다.

저PER주인 데다 지주회사 프리미엄을 노려볼 만하다. 발행 조건은 다음과 같다. 전환가격 8만3000원, 만기보장수익률 2.5%, 표면금리 1%, 만기 2008년 4월 18일.

전환사채 투자에 대해 살펴보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분산 투자라 생각한다. 1억원을 들고서 하나의 전환사채에 올인하기보다는 4~5개의 전환사채에 2000만~2500만원씩 분산투자하는 것이 훨씬 든든할 것이다. 아직까지 블루오션으로 남아 있는 전환사채 투자를 서둘러야 할 것이다. 아는 게 힘이자 돈인 게 현실이 아니던가.

심재철 웰시안닷컴 대표 [godcareu@naver.com]

<이코노미스트 86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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