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 왜 사우디서 자주 발생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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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왜 사우디아라비아인가. 지난 5월 12일 자폭공격이 터졌던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8일 밤 또 대규모 테러가 발생했다. 이라크를 제외하곤 아랍에서 사우디가 거의 유일하게 테러 목표가 되자 그 배경이 주목되고 있다.

◇반정부 이슬람 과격주의자들=대부분의 중동 전문가는 이번 테러를 반정부 이슬람 과격세력의 소행으로 추정하고 있다. 알카에다 등 국제 이슬람 과격단체 조직원 대부분은 각국에서 추방당하거나 피신한 반정부 이슬람 분자들이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활동하건, 국외에서 은신해 있건 이들의 목표는 자국의 부패한 독재정권을 타도하고 이슬람 종교와 무슬림을 억압하는 서구 '제국주의'를 공격하는 것이다. 이들의 공격목표는 광범위하다. 미국과 서구의 재산과 인명에 손상을 가하고 자국 내 집권층 혹은 국내에서 활동하는 외국인을 공격해 정부를 곤경에 빠뜨리기도 한다.

◇바그다드 테러와의 차이=세속주의 국가였던 이라크에서 발생하고 있는 테러가 점령군에 대한 '민족주의적' 저항의 성격이 강한 반면, 사우디에서의 테러는 이미 예정된 시한폭탄이 터지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엄격한 와하비 이슬람 원리주의를 국가이념으로 삼아온 사우디에서는 이슬람 원리주의에 충실한 이들이 성장했고 이들은 사우디의 부패한 왕족과 친미주의 정권에 대해 '원리적으로' 저항하고 있다.

카이로=서정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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