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가「신간 안내책자」발간 붐|고객 끌고 유익한 정보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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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사보 혹은 정기간행물 형식을 띤 안내책자를 통해 독자들에게 신간정보를 제공하는 단위서점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서울의 교보문고·종로서적 등 일부 대형서점들이 앞장서서 내고있는 이들 사보 및 신간안내책자는 단순한 구매고객의 유인을 위한 PR·판촉전략의 수단에 머물지 않고 신간에 관한 정보습득기회가 지극히 제한돼 있는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매우 유용한 파이프구실을 하고 있다.
특히 이들 책자의 신간 안내란은 자기들에게 입고된 신간을 분야별로 총정리 해 싣고 있어 도서관 일반업무나 서지학적 목록작성에 긴요한 자료로 활용될 수도 있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연간 4만여종, 하루1백20∼1백30종의 책이 쏟아져 나오고 있고, 신·구간을 합쳐 무려 20만종이상이 유통되고 있기 때문에 그때그때 이들에 대한 정보를 추스르지 않으면 종합도서목록 정리를 한꺼번에 감당하기가 어려운 형편에 와 있다.
짤막한 서평이나 신간안내를 주된 내용으로 하는 사보형식의 책자를 처음내기 시작한 서점은 서울의 종로서적. 종로서적은 1978년8월 『계간 종로서적』을 등록한 뒤 올봄호로 통권 50호째를 발간했으며 이를 순수한 사보로 놓아둔 채 82년부터는 신간안내를 목적으로 하는 월간 『종로서적신간소식』을 창간, 지금까지 통권 1백7호째(91년3월)를 냈다. 둘다 비매품으로 각호마다 2만부를 발행한다.
교보문고는 81년10월 사보『교보문고』를 창간, 격월간으로 발행해오다가 지난해1월부터 이를 월간으로 바꿨다. 올 3월호로 통권62호째를 맞았으며 비매품, 월평균 2만부씩을 내고있다.
이들 서울의 대형서점 외에 최근에는 일부 도매서점들이 사보형식의 신간안내정보지를 내고있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서울의 진명서적으로 계간인 『책마을』이 올봄 통권17호를 냈으며 대전대훈서적이 주간『신간안내』,대구제일서적이 계간『제일서적』을 각각 발행하고있다.
간접적이긴 하나 출판사와 서점의 연계에 의해 발행되는 전문신간안내지도 나타나고 있다. 도서유통개선협의회(회장 이호림)가 지난해 5월 창간한 월간『새로 나온 책』이 그것.
도서유통개선협의회는 전국 30개 출판사의 영업담당직원들이 모여 결성한 단체로 서울의 을지서적, 순천의 일광서림 등은 여기서 나오는『새로 나온 책』을 겉표지만 바꿔 격월간 형식으로 공동 발행해 오고 있다.
대형서점의 사보 및 신간안내책자는 연말을 기준으로 제작되는 연간도서목록이나 종합도서목록의 1차자료가 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교보문고는 사보의 신간안내란 1년치를 모두 모아 재분류한 뒤 매년 연간도서목록(유가)을 발행하고있다. 교보는 또 종로서적과 함께 서로 번갈아 가며 4년에 한차례씩 국내에 유통중인 전도서를 대상으로한 종합도서목록도 발행하고 있는데 종로서적이 90년판(전4권)을 냈으므로 교보측은 내년 가을께 92년판으로 선보이게 된다.
종합도서목록은 한번에 5천부 정도를 찍어 전국의 도서관·공공기관 등에 무료로 반포하며 출판사나 서적관련업체의 광고를 유치, 제작비 일부를 충당하고있는 것으로 알러져 있다.
이들 대형서점의 도서목록은 대한출판문화협회와 한국출판협동조합이 해마다 발행하는 『한국출판년감』·『판매도서목록』등과 함께 잠재독자에 대한 서비스나 서지정리의 측면에서 큰 기여를 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출판연감』이 연간 납본되는 책만을, 또 『판매도서목록』이 회원출판사의 연간 유통분만을 대상으로 하는 등 누락이 발생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서점발행 도서목록도 자기들과 거래하는 출판사의 책만을 실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목록으로서의 완벽성은 기대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그 때문에 출판단체나 대형서점에서 발행하는 이들 도서목록의 한계 및 약점을 보완하고 이미 절판된 책정보까지 포괄하는 총 도서목록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지적이다. 현재 한국출판연구소가 국립중앙도서관과 공동으로 총 도서목록발행을 위한 기초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실용단계까지는 좀더 오랜 시일이 걸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교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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