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환경오염 기업에 거액 벌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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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알래스카주,엑슨사에 제거비등 35억불
두산전자의 폐수유출사건이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는 가운데 최근 미국에서는 환경오염을 유발한 대기업에 10억달러(약 7천2백억원)의 부과금 및 벌금이 내려져 관심을 끌고 있다.
세계굴지의 석유재벌인 미 엑슨사는 2년전 발생한 기름유출사고에 대해 지난주 알래스카 주정부로부터 9억달러의 제거비용과 1억달러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89년 3월 엑슨사의 엑슨 발데스호는 알래스카에서 1백60만배럴의 원유를 싣고 미국본토로 향하던중 알래스카연안 50㎞ 지점에서 좌초돼 24만배럴의 원유를 유출시켰다.
이 사고는 1천3백여평방㎞의 인근해역을 오염시켜 엄청난 피해를 보았다. 특히 사고유역인 프린스 윌리엄만은 고래·연어를 비롯한 다양한 어족 및 조류서식처로 기름유출사고로 셀 수 없는 고기와 바닷새가 죽었다.
이같은 환경피해에 대한 배상문제를 놓고 알래스카 주정부와 엑슨사는 그동안 끈질긴 승강이를 벌인 끝에 회사측이 기름제거에 드는 일체의 비용과 「환경범죄」에 대한 벌금까지 물게 된 것.
엑슨사가 사고발생 이후 지금까지 기름제거를 위해 쓴 돈이 25억달러에 달함으로써 이번 벌금등을 포함해 회사측의 총비용은 자그마치 35억달러에 달하게 됐다.
알래스카 주민들은 사고원인이 유조선 선장의 음주운전에 있는만큼 회사측이 일체의 비용을 부담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반응이지만 바다가 원래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적잖은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완전복구까지는 앞으로 10년 이상이 걸릴 것이라는 학계의 진단도 있기 때문이다.<심상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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