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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국제질서 연구열기 뜨겁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세계적 격변으로 국제질서의 재편성이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사회과학계에서는 이 같은 변화가 한반도에 끼칠 영향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지고 있다.
이러한 연구경향은 세계적 변화자체에 대한 연구에서 한발 짝 나아가「우리는 어떻게 준비하고 대처해 나갈 것인가」라는 현실적 문제제기에서 비롯된 것으로 결국 한반도의 통일전망과 통일을 위한 노력방안 모색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관련학계 및 학술지의 연구활용을 알아본다.

<서울대 사회과학 연구소>
22일 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냉전 이후의 세계질서」를 주체로 국제 학술회의를 개최한다.
주한 미국 공보 원과 아시아 재단 후원으로 열리는 이번 회의에서는 한미 양국의 사회과학자들이 참석, 미래의 아시아 국제질서와 세계 정치·경제에 대해 논의하며 그레그 주한 미국대사도 연사로 나온다.
주제발표는「기대, 변화의 물결, 그리고 아시아의 권력순환」(도란 존스홉킨스대 교수),「냉전 후 시대의 동북아시아」(고병철 일리노이 대·서울대 교환교수),「변화된 세계경제의 도전」(길핀 프린스턴 대 교수),「일본금융의 정치경제-성격변화와 냉전 후 시대에의 의미」(윤영관 서울대 교수)등 4편.

<경남대 극동문제 연구소>
최근 제3계에 대한 공동연구로 세계적 변화가 제3세계에 미칠 영향을 분석,『현대 세계체제의 재편과 제3세계』란 단행본으로 출간했다.
11명의 소장학자들이 참가해 세계체제의 변화양상과 구체적인 제3세계에의 영향분석, 나아가 남북한 관계와 국내 민주화, 미국과 북한관계변화까지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다.

<한우리 연구회>
통일 이후 바람직한 사회상 연구를 주창하며 지난해 발족한 이 연구회는 30일 뉴월드호텔에서「통일과 우리민족의 진로」를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한다.
통일과 관련된 국제정치·군축·경제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계간사상>
봄호에서「남-북한 관계와 통일문제」를 책 전체의 주제로 삼아 10편의 논문을 실었다. 6편은 국내학자의 논문이며 4편은 미국(스칼라피노), 소련(게나디추프린), 중국(자오 취엔성), 일본(오코노기 마사오)의 한국전문가 기고 문. 국내 저명인사들에 대한 통일관련 설문조사도 전문 수록했다.
이밖에 계간『동향과 전망』등 진보적 학술지에서도 대부분 세계변화에 따른 앞으로의 한반도 정세를 예견하고 있다.
한편 최근의 논의들은 대체로 한반도 정세 변화와 관련, 매우 낙관적인 경향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진보적 성향과 보수적 성향에 관계없이 대다수가『소련의 페레스트로이카에서 시작된 탈냉전의 흐름이 전세계로 확산될 것이며 한반도의 긴장완화, 나아가 통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데 공감하고 있다.
학자들은 이 같은 낙관론 적인 합의에서 출발, 앞으로의 변화를 예측하고 보다 구체적으로 어떠한 노력이 필요한가를 제안하고 있다.
고병철 교수는 국제 질서와 관련,『군사적 측면에서 미소 양국체제, 경제적 측면에서 선진제국의 자원과점 등은 계속되겠지만 유엔을 핵으로 한 국제법 질서가 보다 실질적 성과를 거두고 이데올로기적 영향력이 쇠퇴하는 등의 변화는 급속히 진전될 것』이라며 『동북아에서도 불법무력핵사 등「최소한의 질서」유지를 저해하는 요소는 사라져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영선 교수(서울대)는 계간『사상』에 기고한 논문「탈냉전과 한반도의 평화」에서『동북아는 신 냉전에서 신 데탕트로의 전환기』라고 규정하고, 한반도 긴장완화를 위한 군비통제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하 교수는 구체적인 군비통제 l0단계를 제시하고『장기적으로 남북의 새로운 정치주도세력이 군축을 위한 국내적 준비를 갖춰야만 한반도 평화도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 사회 연구소 정세분석 연구팀은 계간『동향과 전망』봄호「9l년 총괄 정세분석」이란 글에서『민주운동 진영도 남-북간 평화체제와 상호 신뢰구축 등에 주력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오병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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