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산 폭격기'들 배구 코트 휘젓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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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프로배구 힐스테이트 2006~2007 V-리그가 24일 오후 3시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현대캐피탈-삼성화재의 공식 개막전을 시작으로 대장정의 막을 올린다. 정규리그는 3월 14일까지 총 150경기(남자 90, 여자 60경기)를 치르고, 2.3위 간 플레이오프(3전2선승제)와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제)을 거쳐 챔피언을 가린다. 개막 전날인 23일에는 전체 일정 조정상 구미에서 LIG-대한항공전이 먼저 열린다.

"올해는 루니(현대캐피탈)에게 일방적으로 당하지 않을 것이다."(신치용 삼성화재 감독)

"이경수에 윈터스가 가세한 공격력은 어느 팀과 맞붙어도 자신 있다." (신영철 LIG 감독)

"보비가 고른 기량만 보여 준다면 상위권 진입이 가능하다."(문용관 대항항공 감독)

외국인 선수를 둘러싼 감독들의 기 싸움이 한창이다. 신치용 감독은 "사실 지난 시즌 외국인 선수는 루니 혼자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엔 외인 선수 때문에 졌다는 말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새로 데려온 브라질 출신 레안드로를 두고 한 말이다.

남자부 4개 프로팀 감독들이 외국 선수들의 활약에 기대를 걸고 있는 가운데 올 시즌 성적은 이들의 활약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건태 한국배구연맹(KOVO) 심판위원장은 "전체적으로 외국인 선수들의 기량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개선됐다"며 "이들이 기존 선수들과 얼마나 호흡을 맞춰 공격력을 극대화하느냐에 따라 성적이 좌우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4명 중 지난해 검증을 마친 루니와 레안드로가 다소 앞선 것으로 본다. 특히 삼성화재가 루니에게 맞설 대항마로 영입한 레안드로는 공격 타점이 높고 서브의 강도가 루니를 앞선다는 평가다. 신치용 감독은 "게임당 2개 정도의 서브 득점을 할 것으로 본다"며 "루니와 레안드로는 포지션이 각각 레프트와 라이트여서, 코트에서 마주 보며 돌아간다. 둘 중 한 명은 뜨고, 한 명은 죽게 돼 있다"고 비장감을 드러냈다.

김호철 현대캐피탈 감독은 "레안드로가 만만치 않다는 소릴 많이 들었다. 대비하고 있다"며 경계심을 나타냈다.

베일에 가린 선수는 보비. 10월 양산컵 대회 때 잠깐 코트에 섰던 보비는 배구인들로부터 "별것 아니다"는 혹평을 받았다. 하지만 "그땐 한국에 온 지 이틀도 안 돼서 그랬을 뿐, 지금은 팀의 든든한 기둥"이라는 게 문용관 감독의 자랑이다. 문 감독은 "서브가 좋고, 특히 타점이 높다"고 말했다. 또 게임을 많이 해서 기존 선수들과의 호흡도 거의 맞춰 놓았다고 했다. "최근 일본 전지훈련에서 만난 일본팀 감독들이 '윈터스(LIG)보다 낫다'는 말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LIG의 윈터스는 캐나다 대표팀의 주공격수. 11월 세계선수권에서 한국대표팀을 상대로 스파이크 쇼를 펼치며 신영철 감독을 흐뭇하게 했다. 문제는 세터와의 호흡. 느린 공을 좋아하는 이경수에게 익숙해진 세터가 빠른 토스에 익숙한 윈터스에게 맞출 수 있을지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신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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