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기원사장 사내입지 강화/KBS 본부장급 인사 뒷얘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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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오랜 인사적체 숨통 트여/박성범본부장 앵커 계속 맡을듯
서기원한국방송공사(KBS)사장의 최근 잇단 본부장급·국장급인사는 서사장의 사내입지 강화를 위한 포석이라는게 주변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지난 2월 사표파동이후 정부의 재신임을 얻은 서사장은 당초 예상했던 수순대로 KBS직제개편에 이은 단계적 대폭인사를 단행,본격적이 분위기쇄신에 힘을 쏟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인사의 초점은 본부장급 경영진 교체.
기존 7개 본부장들중 이범경 경영본부장만 빼고 모두 바꿨으며 박성범 전 보도본부장과 김우철 전시청자본부장은 사장의 특별임무수행 또는 국내외계열사 준비단장격인 특임본부장,조찬길 전 기술본부장과 장한성 전TV본부장은 각각 KBS 계열사인 제작지원단과 영상사업단 준비단장으로 수평이동시켰다.
대신 서사장은 새롭게 기획조정실장직대에 김은구 방송연구원교수,보도본부장에 이길영보도본부 부본부장,TV본부장에 김경동 방송심의실주간,라디오본부장에 서병주 춘천방송총국장,기술본부장에 김영선 방송기기정비센터국장을 각각 외견상 승진임명했다.
올 11월의 임기를 8개월가량 앞두고 교체된 본부장급 인사를 놓고 일부에서는 88년말 이후 막혔던 인사숨통이 오랜만에 뚫리는 계기가 됐다고 보기도 한다.
본부장급·국장급을 시작으로 부장급을 포함한 각국별 대폭 인사가 이번달말을 전후로 매듭지어질 전망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간 서영훈 전사장과 현재의 서사장이 2년 넘게 KBS사태등으로 미뤄왔던 정기인사의 대체 성격을 띤 이번 인사에 불만을 갖고 있는 층도 적지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직제개편에 따른 분위기전환과 함께 승진을 기대했던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많았던게 인사를 앞둔 전반적인 분위기였다.
간부급들 사이에서는 김은구 기조실장직대의 승진성 인사에 반발하는 사람도 있어 다소 시비의 대상이 되고 있기도 하다.
KBS의 변칙수당지출사건 당시 인사관리실장직을 맡았던 김실장직대가 감사원 요청에 따라 지난해 9월 징계시한이 끝난지 1년이 지나기도 전에 승진성 인사발령을 받은 것은 사규에 어긋난다는 견해다.
그러나 회사측은 『직책부여는 인사규정에 의한 승진임용제한의 직급승진과 달라 아무 문제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
이번 인사에서 주목받는 대상은 박성범씨로 KBS­TV의 간판뉴스 앵커는 계속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정식 행정채널을 거치지 않고 비서진의 의견을 중심으로 단행된 이번 인사에 대해 간부들중 일부가 불만을 표시하고 있으나 전체적으로는 단체협약에 따른 보도등 4개본부장 3배수 추천제가 인사에 적절히 반영돼 노조측등 대부분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 같다.<김기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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