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올 개미들의 '함정' 은 … 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8면

증시가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달려가고 있다. 5거래일이 남은 20일 현재 코스피지수는 1442.28로 지난해보다 4.5% 올랐다. 환율하락, 북한 핵실험 등 각종 악재가 끊이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성과다. 그러나 개인 투자자들의 성적표는 그다지 좋지 않다. 최근 주식정보 사이트 팍스넷이 개인투자자 167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절반이 넘는 51%가 올해 원금 손실을 냈다. 하지만 실패의 원인을 찾다 보면 투자 성공의 길이 보이는 법. 한국투자자교육재단과 한국펀드평가의 자문을 얻어 올해 투자자들이 빠지기 쉬웠던 투자 '함정'들을 되짚어봤다.

추천 따라가다
유망하다던 삼성전자·현대차 맥못춰

초보 주식투자자 권모(31·여)씨는 올 초 증권사들이 제시한 추천 종목을 믿고 투자에 나섰다 손해가 막심하다. 가장 유망하다던 삼성전자와 현대차를 샀지만 이들 종목의 연초대비 수익률은 각각 -6.5%, -29.5%로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다.

대표적인 우량주인 이들 종목이 올해 힘을 쓰지 못한 것은 정보기술(IT)경기 둔화, 현대차 수사 등 예상치 못 한 변수 탓이다. 하지만 이들 종목의 상징성을 감안해 관행적으로 추천 종목에 포함했던 증권사들도 투자자의 손실을 키우는 데 한몫했다는 비판이 많다.

올 초 코스닥 전망도 빗나갔다. 증권사들은 코스닥시장이 지난해의 활황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지만 코스닥 지수는 614.27로 지난해보다 12.4%나 하락했다.

한국투자자교육재단 박병우 사무국장은 증권 투자는 자기 책임 하에 신중한 판단을 해야 한다.며업계특성상 장밋빛 전망을 쏟아내는 증권사를 맹신해서는 안 되며, 장기적인 투자 원칙을 세우고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박 꿈꾸다가
엔터테인먼트주 반짝 떴다 뒷걸음

올해 증시를 뜨겁게 달궜던 테마는 단연 엔터테인먼트주다. 그러나 한 때 화려했던 이들의 주가는 비참할 정도다.

가수 이효리씨의 소속사로 올해 우회상장했던 디에스피의 주가는 4205원으로 올해 최고가(1만7800원)에서 4분의1 수준으로 줄었고,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에 연예인들이 대거 참여해 관심을 모았던 비트윈도 주가가 1900원으로 올해 최고가(6470원)를 한참 밑돌고 있다.

장하성 펀드, 칼 아이칸 등 큰 손들의 지분 매입설은 불확실 정보만 믿고 추격 매수에 나섰다 손실을 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장하성 펀드의 지분 매입설이 돌았던 벽산건설, 라자드에셋의 투자설이 돌았던 대한제강의 주가는 그 때만 반짝했을 뿐 현재 주가는 오히려 뒷걸음질쳤다.

과거 믿었다가
'수익률 1등' 펀드 들었더니 상투

올 가을 새로 펀드에 가입한 송모(41)씨는 '삼성그룹펀드'에 돈을 넣었다. 이 펀드는 당시 마이너스 수익을 보이던 다른 펀드와 달리 10% 가까운 수익률을 올려 최고의 인기를 구가했었다. 하지만 이후 펀드 수익률이 떨어지며 송씨는 현재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중 이다.

이처럼 과거 수익률만 믿고 달려들었다간 펀드도'상투'를 잡기 십상이다. 20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18일 기준 연초대비 수익률 상위 30% 이내에 포함된 주식형 펀드(75개) 가운데 지난해 수익률 상위 30% 이내의 성적을 낸 펀드는 겨우 11개에 불과했다.

한국펀드평가 김휘곤 팀장은 과거의 높은 수익률이 미래의 수익률을 보장해주는 것은 아니다 라며 장기투자를 원한다면 한해 반짝 수익률을 올리는 펀드보다는 몇 해에 걸쳐 꾸준히 중상위 수익률을 올리는 펀드를 선택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손해용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