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간은 종이가 발명되기 전부터 문자 기록을 위해 사용됐던 나무조각[木片]을 말한다. 목독(木牘).목첩(木牒)으로도 불리며, 나무를 폭 약 3 ㎝, 길이 약 20~50㎝, 두께 3㎜ 정도의 긴 판자모양으로 잘라 거기에 글[墨書]을 적어넣었다. 지금까지 국내에 보고된 것은 350여 점에 이르며, 성산산성에선 예전에도 120여 점의 목간이 출토됐었다. 창원문화재연구소 박종익 학예연구관은 "이중 1점은 두루마리 종이문서에서 책갈피 같은 구실을 했던 제첨축(題籤軸)이며, 묵 글씨가 뚜렷이 확인된 게 23점"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발견된 목간은 X-선 촬영 결과 기존의 목간처럼 각종 물품에 달았던 '꼬리표'로 재확인됐다. 성산산성에 도착한 곡물 등이 어느 지방에서 온 건지, 또 누가 낸 건지를 표시한 일종의 '바코드'인 셈이다.
예컨대 '양촌문시구패('陽村文尸只稗)'라는 문구는 '양촌(양지마을)'이라는 고을에 사는 '문시지'라는 사람이 낸 피(볏과의 한해살이풀)라는 뜻이다. 이번 목간에선 '이진(夷津)' '매곡촌(買谷村)' 등의 지명이 보고됐다.
또 벼.피 같은 곡물 한 섬을 지칭하는 문구로 '일석(一石)'이 확인됐고. 노비를 지칭하는 것으로 보이는 '노(奴)'자가 '부(負)'자와 함께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성산산성에선 각종 토기와 댕기모양의 모발, 울타리 시설, 빗자루 유물 등도 발견됐다.
박정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