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삼 시인 재평가 "활발"|내년에 시비 건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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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김종삼 시인의 시비가 세워진다. 김광림 신경림 천상범 강태준 김영태 남진우 김경미씨 등 원로에서 신인에 이르는 시인 56명은 최근 김종삼 시비 건립 추진위원회를 결성, 일상적 삶을 버린 채 시의 순수성을 지키며 외롭게 살다 84년 작고한 김씨의 시 세계를 기리기 위해 그의 시비를 세우기로 했다. 김씨의 8주기인 92년 12월 통일로 변에 3m 높이로 세워질 그의 시비 제작은 조각가 최옥영씨가 맡는다.
한편 추진위원회는 시비 건립기금 확보를 위한 작품전시회를 20일부터 26일까지 인사동 도울 갤러리에서 갖는다. 이번 작품전시회에는 그림 및 서예에서도 일가를 이룬 조병화 이제하 김영태 김수경 중 광 서정춘 박두진 김구용 김규동 김남조 김요섭 민 영 이호절 이근배 황명걸 정진규 구중서 천상병씨 등 문인들의 한국화·서양화·서예·전각 작품은 물론 화가·조각가 등 총 39명의 작품이 출품된다.
1921년 황해도 은율에서 태어난 김씨는 53년『신세계』지에「원정」을 발표하며 시작 활동을 시작, 『십이 음계』『시인학교』『누군가 나에게 물었다』등 3권의 시집과『북 치는 소년』『평화롭게』등 2권의 시선 집을 남겼다. 안정된 직업 없이 떠돌며 문단동료에게 손내밀며 살았던 김씨의 시 세계는 전통과 현대, 그 어느 곳에도 머물지 못하면서 그 둘을 기법이나 정신면에서 절묘하게 버무려 냈다는 평을 듣는다.
김씨의 4주기인 88년 청 하에서 그의 시 및 산문 2백여 편과 그에 대한 평론 8편을 모은 『김종삼 전집』을 펴내고 이듬해 김종삼 문학상을 제정하면서 일기 시작한 김종삼 재평가 작업이 이제 시비건립으로 이어지게 됐다. <이경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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