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세인 “즉각 철군” 명령/방송통해 발표… 미선 “전쟁 계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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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이라크 “안보리 결의따라 침공전 위치로”/미국 “전투중지 명령하는데 문제있다”
【워싱턴·니코시아·유엔본부 AP·AFP·로이터·연합=외신 종합】 이라크는 26일 쿠웨이트 주둔 이라크군의 즉각 철수를 발표했으나 미국은 전쟁은 계속된다고 선언했다.
이라크는 이날 바그다드방송을 통해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이라크군에 지난해 8월2일 쿠웨이트 침공 이전의 주둔위치로 조직적인 철수를 명령했다고 보도했다.<관계기사 2,3,4,5면>
니코시아에서 수신된 바그다드 라디오방송은 26일 오전 1시35분(한국시간 26일 오전 7시35분) 돌연 정규방송을 중단,긴급보도를 통해 후세인 대통령의 철군명령을 밝히고 『이는 유엔안보리 결의안 660호(무조건 철수)에 실질적으로 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바그다드 방송은 또 이라크의 쿠웨이트 철수 결정이 지상전 돌입이전 미국주도의 연합국측이 거부입장을 밝힌 소련측 평화안에 따라 취해졌다고 말하고 타리크 아지즈 이라크 외무장관은 이미 철수결정을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등 소련 지도부에 전달,소련이 유엔안보리에 걸프전 휴전을 위해 영향력을 행사해 주도록 요청했다고 말했다.
말린 피츠워터 백악관대변인은 이라크측이 정부간 접촉등을 통해 미국에 아직 아무런 공식 통보를 하지 않고 있어 보도에 대한 공식대응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냉담한 반응을 보이면서 『전쟁은 계속된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미군 소식통은 『이라크가 25일 오전 8시25분 이라크군의 무조건 철수를 미 정부에 공식 통보했다』고 밝혔다.
부시 미 대통령은 이라크측의 철군통보에 따라 제임스 베이커 국무장관과 이 문제를 협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이라크 남부 바스라지역에 이미 투입된 미 공정대 병력 4천여명이 이라크 최정예 공화국수비대의 퇴로를 차단하고 있어 현재의 전황이 공화국수비대의 궤멸을 목전에 두고 있는 만큼 서둘러 전투를 중지할 필요를 느끼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전투현장의 미군등 다국적군에 즉각적인 전투중지를 시달하는데 여러가지 문제점이 있기 때문에 이라크의 철수의사에 유보적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앞서 부시 대통령은 25일 백악관에서 가진 「흑인역사의 달」 기념식에서 『쿠웨이트는 곧 해방될 것』이라고 선언했었다.
한편 소련은 걸프전 해결의 새로운 주도권 행사로 유엔안보리가 이라크의 쿠웨이트 철수 개시일자 등 철수일정을 마련할 것을 제안했다고 유엔본부 주재 외교관들이 전했다.
보론초프 유엔주재 소련대사는 소련의 요청으로 이날 비공개로 열린 유엔안보리 회의에서 이같이 제안하고 유엔안보리가 단기간의 시한을 정해 이 기간안에 이라크가 철수를 완료토록 할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련의 새 제안은 이라크군의 철수가 7∼10일 사이의 기간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소련측 소식통들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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