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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물만 주면 범법자도 풀어줘|"대인부정 심각" 실력입학 10%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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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수서특혜의혹사건」으로 온 나라가 들끓고 있는 가운데 북한에서도 최근 주요언론들이 당간부층의 부조리를 공개비판하고 나서 주목되고 있다. 북한은 지난11일과 16일 당기관지 로동신문과 방솜을통해 당간부계층의 특혜·특전·특권의식을 강도높게 비판하고 이들의 관료주의적세도 근절을 측구,당간부층에 각종 부조리·관료주의 부폐가 만연하고 있음을시사했다. 북한사회에서는 국정은 물론 사회 모든 분야에 걸쳐 노동당이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중앙당을비롯, 도·시·군당위원회, 초급당위원회등각급 당위원회가 중앙과 지방에서 정치·사상문제와인사·입당·작업·생산계획등모든 부문에서 권한을 행사한다.>
북한을 다녀온 인사들과 귀순자·아시아감시위원희와 미네소타 변호사 국제인권위원회 연구보고서등을 종합해보면 노동당 간부층이 이같은 권한을 행사하는 과정에서 특전·특혜·뇌물수수등 각종 부조리가 성행, 주민들사이에서 「돈과 빽이면 안되는 것이 없다」 는 말이 널리 퍼져있다는 것이다.
최근 북한에서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당간부층의 부조리유형은▲살림집 (아파트) 배정특혜▲친·인척과 자녀들의 직장·학교배정에 따른 비리▲국내여행허가서 발급 부조리 ▲각종범법자 처리 비리▲무역등 대외사업 부조리▲소·돼지 도축을 둘러산 비리등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같은 당간부층의 구조적 부조리를 노동당이 소상히 알고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시정되지않고 있는 것믄 간부들이 뇌물을 공동분배,착녹하고 있기때문.
특히 일반주민이 당간부들의비리를 감찰기구인 중앙당 「신소과」 등에 고발해도 시정되지않고 오히려 보복당하기 일수라는 것이다.북한고위층의 유형별 부조리를 살펴본다.
◇아파트 특혜=북한의 모든 주택배정은 노동당이나 정부기관이 통제하며 배정받을 사람의 정치적 지위나 사회의 등급에 따라 결정된다.
중앙당 부강이상 지도층은 정원과 냉·온수 셜비, 수세식 화장실시설이 되어있는 단층 또는 2층 단독주택이,당부부장등 간부층은 방3개 (일반주민은 보통 2개) 가 있는 아파트가 배정된다.
귀순자와 국제인권위 자료등에 따르면 당간부들은 최근 평양 특수구역의 아파트건설붐을 타고 직권을 이용,현재 살고있는 낡은 아파트를 하급간부들에게 넘기고 이들의 새아파트 입주권을 가로채고 었다는것.
간부들이 새아파트를 선호하는 이유는 25∼3O평의 현대식인데다 침실3개와 응접실, 개인욕실,냉·온수설비등이 되어있기 때문. 또 이들은 고층의 경우 승강기가 없거나 있더라도 잦은 고장과 정전으로 불편이따른 점을 감안, 직권을 이용해1∼5층을 골라 이사하고 있다는 것.
◇직장·학교배정 비리=귀순자·귀순북한유학생들은 각급당비서를 비롯한 당간부들이 친·인척이나 지면이 있는 사람들로부터 외화 (달러)·냉장고·컬러텔리비전· 시계· 옷감· 식료품등의 굼품을 받고 이들을 당또는 정부기관등의 직원으로 채용하고 요직에 앉혀 입당이나 당위원회 추천서를 써 주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북한에서 가장 사회문제가 되고있는 것 중 하나는 당간부 자녀들의 대입부정비리.
입학경쟁률이 15∼2O대1이나되는 평양외국어대의 경우 입학생의 80∼90%가 권력의 입김이 작용한 당간부 자녀들이고 실력으로 입학한 학생은 10∼20% 뿐이라는 것.
88년 중앙당의 한 외교간부가 아들을 이 대학 영어과에입학시키기 의해 학교 고위간부에게 비디오세트 6대와 수천달러의 뇌물을 준 사실이 드러나 말썽이 됐던 것으로 알러졌다.
◇여행허가 부조리=북한에서는 주민들에 대한 여행제한및단속이 매우 심하다.
이에 따른 부작용으로 주민들은 당간부들에게 의류·쌀·비누등 생필품을 뇌물로 주고여행증명을 발급받고 있다고 귀순자들은 한결같이 폭로하고 있다..
만일 여행허가규정을 위반한여행자는 사회안전부의 조사를받은후 사유서제출및 벌금을 납부해야하며 허가없이 여행하는무단여행자들은 경범죄 수용소인 「집결소」 에 수용돼 30일간강제노동을 받은후 풀려나지만불량자로 분류돼 당국의 계속적인 감시를 받는다는 것.
또 북한주민은 물론 외국인에 대해서도 방문지억외의 여행은 염격히 통제되고 있다.
방북인사들에 따르면 그러나지역당간부들에게 외화·약품·술·담배등 금품을 제공하면 어느지역에 가더라도 즉시 해당지역 통행증이 발급되고 있다.
이같은 풍조에 물들어 철도승무원이나 버스운전사등 대중교통 종사자들도 방북교포들에게 짐이 많다는등 갖가지 트집을 잡아 승차를 거부하다가도 의학·술·담배·약품등을주면 거꾸로 탑승우선권을 주고있다는 것.
◇범법자처리 비리=사회안전부가 검거한 일반사범들의 겅우 간부들에게 뇌물만 주면 풀려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한 귀순자는 『강도나 살인범일지라도 당이나 관계기관의 간부에게 일화2만엔(한화11만원)정도의 뇌물을 주면 석방되고 경미한 절도범의 경우도 쌀1∼2되로 풀려나고 있다』 고말했다.
◇대외사업비리=무역·관광사업등을 목걱으로 방북했던 인사들에 따르면 무역상담등 대외사업담당간부들이 교역삼담시 가격조작을 통해 차액을 착복하거나 불필요한 요식절차등을 마련해두어 뇌물을 바라고 있다는것.
◇도축부조리=소도축은 군당외원회, 돼지는 이당외원회의 히가를 받도록 돠었다..
당의 허가과정에서 당간누들에게 일정량의 고기·쌀·식료품을 뇌물을 바치는 것이 상례화돼 있다는것.
◇군내 군관과 당간부 비리=북한은 당의 군강악을 위해 군대내 각종 당조직과 감시 정보체계를 제도화하고 있다.
북한인민군 출신 귀순자에 따르면 군내 정치지도원·보위지도원· 군지휘관등은 병사들의 각종 보급품을횡령·착복하고노동당 입당을 미끼로 각종 뇌물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 북한의 군대마다 이들 3자간의 경쟁적인 비리 고발·무고등 불신풍조가 크게 번지고 있다는 것이다.<김국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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