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유사도, 실록도 인터넷으로 보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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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색바랜 고서(古書)에 담긴 선인의 숨결이 '디지털 활자'로 되살아났다. 인터넷에 접속해 '삼국유사' 원문을 공부하고, 이충무공의 '난중일기'도 한쪽 한쪽 읽을 수 있다. 뿐만 아니다. 토기.비석.묘지 등에 남은 명문(銘文)도 열람할 수 있다. 책이든, 비석이든 옛 기록문화재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됐다.

문화재청은 12일 국보.보물로 지정된 고서와 고문서를 국가기록유산 홈페이지(www.memorykorea.go.kr)에서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2003년부터 벌여온 '국가지정 중요전적문화재 원문 DB구축 사업'이 완료된 것. 국보 51건. 보물 565건, 중요민속자료 10건, 시도유형문화재 271건 등 총 1033건의 기록문화재 원문을 촬영해 인터넷으로 제공한다.

홈페이지는 지난해 말 개설됐으나 이번에 '삼국유사 권2' 등 전적(典籍) 102건을 추가했다. 입력 자수가 5800만자에 이를 만큼 정보량이 방대하다.

이 사이트의 특징은 해당 문화재 전문을 책장 넘기듯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초서체로 된 한자는 정자체로 입력, 일반인도 어렵지 않게 참고하도록 꾸몄다.

국보.보물에 찍힌 인장 3000여 건에 대한 정보도 정리했으며, 국사편찬위원회가 제공하는 '조선왕조실록'도 동시에 검색할 수 있게 했다. 문화재청 김삼기 연구관은 "일반인의 활용을 높이기 위해 내년부터 한글 번역도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립문화재연구소가 5년간 추진해온 '금석문종합영상 DB구축사업'(gsm.nricp.go.kr)도 연말 마무리된다. 선사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의 금석문 3000여 건이 공개된다. 올해에는 조선시대 중.후반의 금석문 700여 건이 추가됐다. 인문학의 기초자료인 금석문이 시대별로 정리돼 웹으로 제공되는 건 중국.일본에서도 볼 수 없는 일이다. 문화재연구소 박현주 학예사는 "이처럼 많은 금석문이 한데 모인 건 일제시대 나온 '조선금석총람' 이후 처음"이라며 "한국역사종합통합시스템(kh2.koreanhistory.or.kr)과 연계해 검색의 효율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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