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올해의 한자 명(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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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일본에서 올 한 해를 상징하는 한자로 '목숨 명(命)'자가 선정됐다.

일본한자능력검정협회는 전국에서 9만2509통의 엽서 응모를 집계한 결과 이 한자가 가장 많은 8363통(약 9%)을 얻어 2006년의 상징어로 뽑혔다고 12일 밝혔다.

협회는 일본 국왕의 차남 아키시노미야 부부가 왕실에서 41년 만에 처음으로 남아를 출산해 아들로 왕통을 잇게 된 데다 이지메(집단 괴롭힘)로 인한 자살이나 자녀 학대,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망사건 등이 잇따라 발생해 "하나뿐인 목숨의 중요성을 통감케 한 한 해였기 때문"이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2위 역시 41년 만에 태어난 왕자의 이름(히사히토.悠仁)에서 딴 '멀 유(悠)'자가, 3위도 그의 탄생을 축하하는 의미에서 '날 생(生)'자가 뽑혔다. 4위에는 북한 핵실험을 뜻하는 '씨 핵(核)'자가 올랐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7월 북한 미사일 발사와 10월 북한 핵실험 이후 독자적인 대북 경제제재를 강화하며 대북 압박정책을 구사하고 있다.

일본에서 한 해 세태를 함축하는 올해의 한자를 처음 선정한 것은 1995년이다. 그 해엔 고베(神戶)를 중심으로 대지진이 발생해 '벼락 진(震)'이 선정됐으며, 아시아 외환위기로 많은 기업과 금융회사들이 도산한 97년엔 '넘어질 도(倒)'자가 뽑혔다.

2004년에는 '겨울연가'를 비롯한 한국 드라마와 가요 등 한류의 선풍적 인기를 실감케 하는 '나라 이름 한(韓)'자가 2위에 오르기도 했다.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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