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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에 등 치는 아주머니들, 척추 조심해야

중앙일보

입력

서울 상도동에 사는 주부 이선영(가명,45)씨는 얼마 전 누우면 등이 뻐근하고 왠지 꾹꾹 쑤시는 것 같다며 딸 박주아(가명,24)씨에게 등을 확인해 달라고 부탁했다.

박 씨는 등을 보자 깜짝 놀라서 누구한테 맞았냐며 자초지종을 캐물었다. 이 씨의 등 군데군데에 푸른 멍이 들어있던 것.

이 씨는 "주말에 등산을 갔다가 주위 사람들이 나무에 등을 대고 부딪치면서 시원하다고 권하길래 같이 해봤었는데 그 후 며칠이 지나면서부터 아프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겨울철에 무리하지 않고 적당한 운동을 하기 위해 가벼운 등산이나 약수터, 공원 등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지만 잘못된 건강 상식으로 예기치 않은 부상을 일으키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나무에 무리한 등 치기, 척추 상해요!

메디모아 척추신경외과 홍성표 원장은 "의학적으로 증명된 효과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40 ̄60대 어르신들이 허리가 아플 때 나무에 등을 대고 부딪치면 낫는다고 하면서 많이 행하고 있다"며 "이는 잘못된 건강 상식 중 하나다"고 전했다.

홍 원장에 따르면 나무에 등을 대고 부딪히는 동작은 등을 주무르고 두드리는 마사지와 비슷하게 허리와 등 근육의 피로를 없애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고, 실제로 이러한 동작을 하고 나면 등과 허리가 시원해진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이는 일시적인 피로 회복의 효과는 누릴 수 있지만 의학적으로 증명된 사실이 아닌 만큼 조심해야 한다는 것.

특히 노인들의 경우 혈액순환이 잘 안되고 대부분이 골다공증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고의적으로든 아니든 물리적으로 부딪힘을 당하게 되면 근육통이나 근육염증 나아가 골절.탈골 등의 부상이 생길수도 있으므로 함부로 해서는 안 된다고 충고한다.

또 이 동작은 강약을 조절하기가 힘든 사람들이 부딪히게 될 경우 척추까지 직접적인 충격이 가해지므로 척추 손상을 일으킬 수도 있다. 자칫 나무의 뾰족한 부분이나 돌출 부위에 등을 찍게 되도 더한 뼈의 손상을 가져올 수 있으니 쉬운 동작이라고 쉽게 넘겨서는 안 된다.

따라서 디스크, 측만증, 협착증 등 척추의 질환이 있거나 요통이 급성기여서 통증이 심할 경우 뼈의 골절이나 인대.척추의 손상까지 야기 시킬 수 있으므로 나무에 등을 부딪치는 동작은 가급적 피하되, 그렇지 않을 경우 가볍게 피로를 회복시키는 차원에서 올바른 방법이 필요하다.

홍 원장은 이에 "벽이나 나무에 등치기를 해야 할 때는 면이 고른 나무를 선택 하고 척추 뼈가 있는 곳을 피해 가운데를 중심으로 한 쪽 허리와 등을 가볍게 천천히 부딪히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뒤로 걷기, 넘어지지 않게 조심하세요!

공원이나 약수터, 등산로에서는 나무에 등을 치는 동작 뿐 아니라 뒤로 걷기를 하는 사람들도 심심찮게 만나 볼 수 있다.

실제 몇 년 전 뒤로 걷는 운동이 퇴행성 무릎 관절염 환자의 동통 완화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기도 해 근 몇 년 사이 뒤로 걷기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힘찬병원 이수찬 원장은 "뒤로 걷기는 무릎에 무리가 가지 않고 보통 걷기와 달리 발 앞쪽이 먼저 지면에 닿기 때문에 충격이 적어 관절이 약한 사람에게 특히 좋다"며 "몸의 앞 방향으로만 쏠려 있는 발목, 다리근육, 인대근육의 무게 중심을 뒤쪽으로 이동시켜 신체 균형도를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뒤로 걷기는 앞으로만 걷는 보통사람들에겐 익숙치 않은 동작, 평소에 쓰지 않던 근육을 사용하고 운동량이 많아지기 때문에 힘이 많이 들어 다음날 피곤함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많다.

또 이 원장은 "보통 60대 ̄70대의 나이가 지긋하신 분들은 평행 감각이 떨어져있기 때문에 뒤로 걷기를 하다가 어지러움을 느낄 수 있다"며 "뒤를 돌아보면서 걷는 게 쉽지 않기 때문에 특히 골다공증으로 뼈가 잘 부러지기 쉬운 노인들은 넘어지지 않도록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고 주의를 요했다.

넘어질 경우 심하면 뇌에 손상을 입을 수 있으므로 이는 천천히 느리게 하는 방법을 통해 시간을 두고 꾸준히 이어 나가는게 좋다.

◇자갈 코스 발바닥 지압, 겨울철에는 족 냉증 유발

한편, 공원에 발 지압을 위해 마련돼 있는 자갈밭 코스는 혈액순환을 촉진 시키고, 숙면과 장기 활동 증진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강남재활의학병원에 따르면 발바닥에는 비경, 간경, 위경, 담경, 신경, 방광경 등 주요 신체 기관과 관계된 모든 경락이 지나가고 경혈의 경우 30여개가 존재한다.

이러한 발바닥의 반사구를 자극할 수 있는 맨발로 걷기는 강력하고 자극적인 효과를 주어 혈액순환의 활성화와 스트레스를 극복할 수 있다. 더불어 무좀과 발냄새 퇴치에도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전문의들은 추워진 날씨에 공원에 자리한 자갈 코스 등도 낮은 온도 상태에 있기 때문에 차가운 바닥에 발바닥을 그대로 노출시키면 오히려 족 냉증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렇다고 해서 양말을 신고하게 되면 직접적인 지압효과가 떨어질 뿐 아니라 양말의 마찰력으로 인해 미끄러질 수 있으므로 겨울철 발 지압을 위한 운동은 가급적 가정에서 이뤄질 것을 당부했다.

따라서 겨울철 약수터, 공원, 등산로 등에서 이 같은 운동을 할 경우 잘못된 동작으로 인해 예기치 못한 부상을 입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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