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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 민속놀이|도회인에 향수 일깨운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우리민족의 최대명절인 설날이 한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올해 설날은 걸프사태 등으로 예년에 비해 분위기가 다소 어수선하긴 하지만 나흘동안의 연휴로 모처럼 일가친척이 모여 우애를 돈독히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이럴 땐 온가족이 한데 어울릴 수 있는 민속놀이를 마련하면 좋다.
우리 민속경기는 하나같이 흥미롭고 신바람이 나며 보기에도 아름다운게 특징.
더욱이 어른들은 동심에 젖을 수 있고 어린이들에겐 뜻깊은 추억거리로 간직될 수 있다. 게다가 잊혀져가는 민속놀이는 고향을 떠난 도시민들의 가슴속에 아련히 남아있는 향수를 일깨워 주기도 한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지금까지 잊혀져가던 민속놀이 중 재발굴돼 되찾은 것만도 2백여가지. 그 가운데 정월대보름까지 펼쳐지는게 전체의 60%나 된다고 한다.
대규모로 행해지는 놀이로는 차전놀이와 줄다리기 등이 있고 윷놀이·널뛰기·연날리기·쥐불놓이 등 신바람나는 놀이와 부럼·귀밝이술·더위팔기 등 웃음꽃을 피게 하는 훈훈한 세시풍속도 많다.
이밖에도 지신밟기와 다리밟기·달맞이 등 펼쳐놓으려면 한이 없을 정도다.
임동권(중앙대)·지춘상(전남대)·임재해(안동대) 교수 등 민속학자들과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잊혀져가는 세시풍속과 민속놀이를 소개한다.

<윷놀이>
가족이나 친지·이웃들과 어울려 손쉬우면서도 흥겹게 즐길 수 있는 놀이. 우리 전래의 민속놀이 중에서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헌에 보면 이미 신라시대부터 성행했다 하며 우리민족이 개발한 한민족 특유의 놀이요 오락이다.
윷놀이는 아무 때나 하는 여느 놀이와는 달리 남녀노소 누구나 어울려 즐길 수 있는 건전한 놀이로 정월 초하루에서 보름날까지만 노는게 상례다.
윷가락의 도·개·걸·윷·모는 우리생활과 가장 깊은 관련이 있는 가축인 돼지(도), 개(개), 양(걸), 소(윷), 말(모)의 옛 이름에서 따온 것.

<널뛰기>
연날리기가 남자들의 놀이라면 널뛰기는 여자들의 놀이다. 정초에 많이 뛰지만 추석이나 단오에도 이 놀이가 벌어지는 경우를 본다.
널뛰기의 기원은 알 길이 없으나 전설에 의하면 높은 담장 속에 갇힌 남편을 보기위해 한 여인이 다른 여인을 꾀어 널뛰기를 했다는 말이 있다. 방안에서만 갇혀있는 부녀자들이 마음껏 뛰고 즐길 수 있는 대표적인 놀이다.

<연날리기>
문헌을 보면 신라시대 김유신 장군이 내란을 평정하는데 연을 사용했다는 기록이 전해오고 있다.
연날리기는 12월 중순부터 시작되지만 정월 초하루가 지나야 본격적으로 벌어진다.
하늘을 날고 싶어하는 인간의 소망이 표현된 것이라 볼 수 있는 연에는 대보름이 되면 자신의 소원을 실어 하늘높이 띄워 보내기도 한다.
연은 모양에 따라 방패연·제비연·문어연 등이 있고 잘 날게 하는데는 특별한 기술이 필요하다.

<쌍줄다리기>
국민학교에서나 중고등학교에서 간혹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데 모두 외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이는 우리 줄다리기의 묘미를 전혀 모르거나 변질시키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주장.
개울을 경계로 두 마을이 암줄과 수줄을 따로 만들고 비녀목이란 큰 참나무로 이어서 마을사람들이 있는대로 편 갈라 매달려 힘을 겨루는 것이 전래의 줄다리기다.

<제기차기>
남자어린이들의 옥외놀이로 주로 겨울에 행해진다. 우선 동전같은 쇳조각에 헝겊을 싸서 술을 만들고 이를 땅에 떨어뜨리지 않고 보다 많이 차올리는 시합을 하는 것이 제기차기다.
추운 겨울에 움츠러들기 쉬운 어린이들을 뛰어놀게 하는데 매우 좋은 레포츠다.

<기타>
우리민족에 전래돼 온 민속경기는 매우 다양하고 흥겨운 것들이 많았다.
소싸움은 경남지역, 닭싸움은 기호지역, 지신밟기는 영호남, 활쏘기는 중부이남에서 성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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