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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커버리호 르포] "야간 발사는 굉장히 귀한 볼거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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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월드와 골프장으로 유명한 미 플로리다 주의 리조트도시 올란도에서 약 한시간 동쪽으로 차타고 가면 대서양을 맞닿는 곳, 작은 섬에 미 연합우주국 나사(NASA)의 우주기지 및 연구소인 케네디 스페이스센터 (Kennedy Space Center)가 있다.

이곳에서는 각종 로켓 및 우주선 발사, 우주연구 뿐만 아니라 일반인을 위한 우주체험 프로그램 운영, 우주 기념관, 우주박물관 등으로 구성되어있다. 한국인 우주인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과학기술부의 주관하에 몇 명의 일반인에게 우주비행사 체험 프로그램을 갖게 할 곳도 바로 이곳이다.

원래 7일 밤 9:36분 발사 예정이었던 디스커버리호는 발사 5분 카운트다운을 남겨놓고는 구름으로 인한 시야확보부족으로 비행이 취소되었다. NASA 관계자는 "기후가 나쁘면 9분 쯤에서 그만두는데 그때만도 날씨가 괜찮았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에 구름이 끼는 바람에 위험성이 커졌다. 2003년 사고 이후 더욱 조심해진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가는 사람은 총 일곱명이다. 그중 다섯은 사전 비행 경험이 없으며 크리스터 후글상 (Christer Fuglesang)은 스웨덴의 첫 우주인자격으로 비행을 한다. 자국의 첫 우주인의 비행을 기념하기 위해 스웨덴에서는 굉장히 많은 관광객이 케네디 스페이스 센터에 몰려왔다. 그들은 국기를 흔들면서 모국의 우주비행사를 응원했다. 그 중에는 거동이 불편해서 특수 목발 또는 휠체어를 타고 온 노인단체관광단체도 있었다.

우주발사를 구경하기 위해 수 천명이 전 세계에서 몰려왔다. 우주선의 비행은 반경 수십키로에도 볼 수 있지만 가장 가까이에서 구경할 수 있는 케네디 스페이스센터에서는 7일 표가 일찍이 매진되었다. 9일은 발사 연기와 함께 갑자기 생긴 일정이어서 표를 미리 판매하지는 않았지만 역시 찾아온 손님은 굉장히 많았다.

이곳에서는 안전한 거리에서 NASA 관계자들과 함께 대형 스크린을 보면서 몇시간 전부터 모든 과정을 생중계한다.

폴란드에서 선박세일즈를 한다는 이안 이와노스키는 친구 메셀씨와 부부동반으로 발사를 위해 특별히 플로리다로 왔다. 그는 "밤에 하는 발사는 굉장히 귀한 볼거리여서 오게되었다”고 했다.

미시건 주에서 할아버지부터 손자까지 3대가 온 필 스토거씨 가족 역시 발사를 위해 장시간을 운전해서 왔다. 그의 사위 톰 딜거 “미국인이라면 당연히 우주선 발사가 의미가 있다. 우주항공은 미국이 얼마나 기술적으로 앞선 나라인지를 전세계적으로 보여주는 자랑스러운 프로젝트”라며 방문취지를 설명했다.

이번 발사는 기후 사정으로 발사가 막판에 연기된 미국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는 이틀만인 9일 오후 8시 47분, 케네디 스페이스 센터에서 진행되었다.

우주선은 밤하늘을 밝히면서 이번 우주선을 탄 7명의 비행사는 아직 미완성된 국제우주정거장 (International Space Station, ISS)에 가서 구축, 수리 작업을 하게 되며 그 중 한명은 기존의 우주정거장 멤버와 교체가 되어서 돌아온다.

이번 디스커버리호(STS-116) 발사는 2002년 이후 처음으로 밤에 발사하는 우주선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는 2003년 컬럼비아호의 사고 이후, 밤비행을 완전 금지했다. 당시 컬럼비아호는 이륙시 연료통을 싸고 있던 폼이 떨어져나가면서 날개에 흠집을 내어 우주선이 착륙할 때 문제를 일으켜 전원이 숨지는 사건이었다. 달착륙 등 우주탐험에 큰 자긍심과 자존심을 갖고 있는 미국인에게 이 사건은 1986년, 이륙하면서 폭발한 챌린저호의 비참한 사건을 떠오르게 해서 더욱 충격을 주었다.

하지만 4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 NASA측에서는 다시 야간발사를 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했다. "이번에는 반대하는 사람이 없었던 것이다." 나사의 우주작업 부행장 윌리엄 걸스테메이어가 기자들에게 말했다.

이번 디스커버리호는 임무가 순조롭게 완수되면 21일 오후, 이곳 케네디 우주센터로 귀환할 예정이다.

(플로리다= 중앙데일리 원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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