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중앙차로 마포~한강로, 새 상습정체구간 등극?

중앙일보

입력

서울시가 버스중앙차로를 설치, 지난 2일부터 본격적으로 운영에 들어간 마포로(마포대교 ̄아현삼거리)와 한강로(한강대교 ̄서울역)가 서울시내 새 상습정체구역으로 '등극', 시민들의 원성이 거세지고 있다.

8일 서울지방경찰청 종합교통센터와 서울시 등에 따르면 마포로와 한강로 2개 노선 10.8km에서의 버스중앙차로 시행 이후 중앙차로 이외 차선에서의 교통체증이 당초 예측했던 것보다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마포역, 공덕역, 공덕제2동사무소, 마포경찰서, 아현초등학교 등 5곳에 중앙정류소가 설치된 마포로의 경우 마포대교에서 공덕오거리까지의 평균운행 속도가 퇴근시간 전인 오후 5시께 부터 이미 시내진입의 경우 12km/h까지 떨어졌다.

이에 따라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공덕오거리에서 강변북로 진입시 30분이 소요되는 것은 기본이고, 종로에서 공덕오거리까지 이동하는데도 1시간 이상이 걸리면서 '중앙차로 시행을 철회하라'는 지역민들의 항의가 잇따르고 있다.

또한 중앙차로 시행 이전에도 지.정체를 빚었던 한강로도 한강대교 북단, 신용산역, KT용산전화국, 삼각지역, 숙대입구역, 갈월동 등 6곳에 중앙정류소가 설치되면서 중앙차로 이외의 차선에서의 지.정체 현상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

이는 기존 이 구간에 설치돼 있던 20여곳의 U턴 구간과 좌회전 신호가 없어진 것은 물론, 중앙정류소로 이동하기 위한 횡단보도가 곳곳에 설치됐음에도 신호가 연동되지 않아 차량들이 가다서다를 반복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와 관련 마포 지역에 사는 한 시민은 시 홈페이지에 "공덕오거리는 차량 소통이 원할해서 큰 불편없이 다녔던 곳"이라며 "버스전용차로가 생기면서 공덕오거리가 교통지옥이 된 듯한 느낌"이라고 비난했다.

택시기사 A씨도 "시청 앞에서 한강로를 지나 한강대교, 상도터널 등을 거쳐 지하철2호선 서울대입구역까지 가는데 드는 요금이 기존에는 1만원 정도였지만, 이제는 2000 ̄3000원 정도가 더 나온다"며 "이러니 누가 택시를 타겠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마포구 아현동에 사는 또 다른 시민은 "마포대로가 출퇴근 시간대에 약간의 정체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전용차로가 신설된 이후에는 아침부터 저녁 12시까지 정체 지옥으로 변했다"고 힐난했다.

종합교통센터 한 관계자도 "한강로나 상도터널 쪽에서 한강대교를 지나 한강로로 진입하는 경우는 기존에도 지.정체를 빚어오긴 했지만 중앙차로 시행 이후 좀더 심해졌으며, 마포로의 경우는 큰 영향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사전에 충분한 시뮬레이션 등을 거쳤지만, 예측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며 "시행 초기인 만큼 다소 혼란이 있겠지만 지속적인 현장모니터링과 신호체계 조정 등을 통해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해명했다. 【서울=뉴시스】

ADVERTISEMENT
ADVERTISEMENT